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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유치 활성화 조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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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1월 24일 (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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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중 (연세대 경제학 교수)
경기 침체기가 계속되고 있다. 작년 초 회복기를 보이던 경기가 다시 침체기로 빠지는 ‘더블 딥 (double dip)’ 현상으로 국민들은 외환위기 때 보다 더 어렵다고 느끼는 것 같다. 강원도와 원주시 같은 지방경제는 낙후성를 벗어나기 위해 지역경제발전을 해야 하는 과제도 벅찬데, 경기침체까지 겹쳐서 더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어려운 경제를 벗어나기 위한 해법으로 강원도, 원주시 모두 기업유치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최선의 해법으로 여기고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그 결과로 2000년 이후 5년 동안 강원도에서 유치한 기업 수가 488건에 이르고, 이중 약 반 정도가 원주로 유치되었다(건설교통부 발표 자료). 이러한 수치는 전국적으로 기업이전이 이루어진 총 건수의 약 36%에 이르고,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의 실적에 두 배나 된다.
기업유치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우선 기업이전과 함께 인구유입이 늘어나 국비 보조나 세수증대가 이루어 질 수 있고, 일자리가 창출되고, 기업과 관련된 업종이 활성화(이것을 전문용어로 전·후방 효과라 한다) 되어서 지역경제 전체가 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다 맞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기업유치가 인구유입, 일자리창출, 전·후방 연쇄효과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켜져야하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그 조건을 생각해 보기 전에 지난 5년 동안 전국에서 기업이전을 한 기업 세 개 중에 한 개가 강원도로 왔는데 그동안 지역경제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보자. 지난 5년 동안 강원도 인구는 감소하였다. 기업유치 관련 일자리는 늘었다고 하는데 취업의 질을 보면 관리직 보다는 노무직이나 단순직, 부서계약직 같은 것이 대부분이다.
강원도가 부품산업과 같은 제조업 인프라가 없고, 유통구조가 취약하고,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보니 기업유치를 통한 전·후방 연쇄효과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기업유치가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지역경제의 하부구조인 지역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에 반드시 기업들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 기업들의 수를 늘리는 방법은 기업유치도 있을 수 있고, 창업을 통해 기업을 만들 수도 있고, 기존 기업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늘릴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가장 좋은지는 지역여건에 맞게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
기업유치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유치와 함께 기업에 일하는 사람들이 지역으로 유입되어야 하고, 지역인재를 고용할 수 있어야 하고, 관련 산업과 유기적 관련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유치와 함께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는 초, 중, 고 및 대학교를 육성하는 일, 문화 및 다양한 주거시설의 확충, 관련 산업의 집중육성과 같은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유치된 기업의 고용인들이 지역에 정주하고, 지역 교육기관의 졸업생들이 지역기업에 고용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류교육기관을 지역에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이 원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물류비용의 절감,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가 상승’의 기대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원주의 지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유치를 가로막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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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명중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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