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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를 사랑하는 모임' 이ㆍ미용봉사 10년 |
| 학성동 노인들 "이젠 가족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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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성동 노인들은 매달 4째주 화요일 오전10시를 손꼽아 기다린다. '어버이를사랑하는모임(회장:조계순,이하 어사모)'이 저소득층 노인을 대상으로 이ㆍ미용 봉사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10여 년을 같이 지내서인지 이제는 가족 같아요"라고 말하는 조계순(60) 회장은 오히려 회원들이 이 날만 되면 너무 즐거워한다고 말한다.
어사모는 지난 97년 4월부터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월 이ㆍ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행여 노인들이 날짜를 깜빡 잊을까 하는 마음에 연말이면 어사모 달력을 제작해 나눠준다. 이 달력에는 이ㆍ미용하는 날이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다.
봉사에 참여하는 멤버는 6명. 조계순 회장을 비롯해 이풍자(61), 조영숙(53), 김연수(48), 김연옥(46), 김연화(41)씨이다. 이풍자씨는 1년 전 몸을 크게 다쳐 현재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김연수, 김연옥, 김연화씨는 자매로 학성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한다. 김연수씨는 "봉사활동을 하자고 조 회장이 권유했을 때 기뻤다"며 "자기가 가진 기술로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오전10시부터 노인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파마를 하기 시작한다. 쉬는시간도 없이 계속 밀려드는 손님(?) 덕에 힘이 들것 같은데 이들은 오히려 기다리는 노인들이 지루할까 걱정을 하며 더욱 바쁘게 손을 놀린다. 분위기를 띄우는 것은 주로 조 회장 몫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안부도 묻고 연신 웃음을 터트리는 봉사자들의 모습에 노인들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가득하다.
이양순씨(62)는 "머리도 머리지만 이렇게 말벗이 돼주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게 너무 고맙다"며 "몸이 아파도 항상 웃는 봉사자들을 보면 기특하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면 어사모가 준비해온 김밥과 컵라면을 모두 둘러앉아 먹는다. 봉사자, 노인들 다같이 물을 끓이고 컵라면을 뜯는 모습이 정말 가족같다.
학성동사무소 유재호 동장은 "동사무소 측에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지만 조 회장이 사양했다"며 "어사모는 이ㆍ미용 봉사가 있는 날인 것을 직원들이 잊을 정도로 조용히 봉사활동에만 전념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봉사가 자랑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도 있잖아요"라며 "나보다는 미용실이 쉬는 날에도 열심히 뛰는 우리 회원들이 진정한 봉사꾼"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사람들이 언제까지 봉사활동을 할거냐고 물으면 '나이를 먹더라도 독거노인들과 친구처럼 지내면 그것도 봉사 아니냐'고 답한다"며 "회원들 모두 죽을 때까지 봉사를 할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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