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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열 시장님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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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종 (한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불철주야 원주 발전을 위해 진력하시는 시장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나라 전체에 닥친 불황 탓으로 지역 경제도 어려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무원 노조의 파업 사태까지 겹쳐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십니까.
이번 사태에 대해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한 말씀 드릴까 합니다.
이번 파업이 제대로 시작조차 되지 못한 채 막을 내린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공무원 노조가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에 더하여 단체 행동권까지 요구하는 무리수를 두었기 때문입니다.
행정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공무원이 파업할 경우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가 민간 기업처럼 직장 폐쇄 등의 대항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프랑스와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를 보더라도 공무원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연방공무원 노조의 파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주공무원의 경우에도 일리노이 등 10여개 주를 제외한 다수의 주가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무원 노조 조직률이 61.7%에 달하는 일본에서조차 모든 공무원에 대해, 파업은 물론 태업과 이를 선동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국가들은 공무원에게도 단체행동권을 포함한 노동 3권을 완전히 보장하고 있지만, 대신 그들의 신분을 법률적으로 보장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잘못된 타이밍이었습니다. 각종 경제지표는 곤두박질을 하고 공무원보다 살기 힘든 시민도 많은데 법률상 신분이 보장되며 최근 민간기업의 보수 수준까지 급여가 향상된 공무원이 무슨 파업이냐는 원성이 드높았습니다.
김 시장님, 원주시에서는 공무원 노조 파업에 가담한 395명이 파업 다음날로 직위해제 되었습니다. 시장님께서는 지난 22일 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 간담회를 자청, 징계 수위를 결정함에 있어 원칙론을 재강조하셨습니다. 행정자치부에서 파업 관련자에 대한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미리 거듭 경고하였던 만큼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말씀이셨습니다. 파업 공무원들에 대해 억울하고 분한 생각을 가지실 만합니다.
시장님과 간부 직원들의 파업 예방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을 뿐 아니라, 울산에 이어 원주에서 전국을 통틀어 두 번째로 많은 수의 공무원이 파업에 참가했으며 징계 대상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으니까요. 추후 이런 불행한 사태가 거듭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싹을 잘라야 한다는 판단을 하셨을 듯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이 사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시장님의 결연한 의지를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파업 참가자들을 모두 파면·해임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원주투데이의 인터넷 설문 조사 결과를 한번 살펴보아 주십시오.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시민들은 파업한 공무원들의 주장과 집단행동이 정당해서라기보다는, 중징계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을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주시 공무원의 1/3이 떠나버려 쑥대밭이 된 공직사회는 결국 고스란히 원주시민들에게 피해를 안겨주고 말 것입니다. 공무원 신분으로 법과 원칙을 허문 책임은 당연히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중징계만이 능사가 아닐 것입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한솥밥을 먹으며 원주 발전을 위해 함께 땀 흘리던 한식구가 아니었습니까. 일률적인 중징계는 사태를 더욱 꼬이게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 범위를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하실 때 비 온 뒤에 땅 굳듯이 시장님과 원주시 공무원들 사이에 신뢰와 화합의 분위기가 회복됨과 아울러 원주시정 추진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되리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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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오종(한라대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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