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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문화자본의 현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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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7월 12일 (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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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오??상지대경제학(문화경제학)교수
몇 주 전에 문화 관련 국책기관의 연구자가 필자와 공동연구를 논의하기 위해 상지대학교를 찾았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공동작업을 위한 전반적인 논의를 마친 다음, 자연스럽게??원주를 둘러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 분이 갖고 있는 원주에 대한 이미지는 장일순 선생과 박경리 여사, 그리고 김지하 시인 등으로 형성된 생명과 저항의 도시 이미지에 대한 것이 강했다. 우리는 단관택지개발지구에 위치한 박경리 여사의 토지문학공원을 우선 찾기로 했다.
가는 길목에 위치한 치악예술관과 앞으로 들어설 원주국제타투공연장 등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고, 특히 치악예술관이 생각보다 웅장하다는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토지문학공원에 대한 이방인의 첫 인상은 그런대로 짜임새 있게 경관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과 특히나 돌담길이 무척 인상적이라는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10년 전에 방문했을 때의 모습과는 무척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돌담길을 거쳐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공원 관리인의 친절한 안내로 박경리 여사의 토지 집필실, 생활공간들, 그리고 이층에 있는 손님 접견실 등을 둘러보면서 토지를 탄생시킨 현장이라는 느낌을 잠시나마 가질 수 있었다.
이어서 전시실에는 박경리 여사의 탄생과 성장 등에 관한 이력과 함께 토지와 관련된 여러 자료들이 비치되어 있었고, 박경리 여사와의 최근의 인터뷰를??비디오를 통해 시청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의 일정 때문에 다른 곳을 방문할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우리는 추후 다시 논의할 것을 정한 다음 헤어졌다. 돌아오면서 나는 원주에 있는 문화자본의 현주소에 대한 여러 가지 단상을 갖게 되었다.
현재의 토지문학공원은 원주의 대표적인 문화자본이다. 하지만 현재의 토지문학공원은 원주의 문화자본을 보존하는 기능은 일정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문화자본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기능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하루에 토지문학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3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한 달에 360명, 연간 대략 4천320여 명이 토지문학공원을 찾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적극적인 방문객인 이들이 원주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돌아갈까?
문화자본은 문화적, 예술적 가치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 주는 사회적 기능을 갖고 있고, 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보존, 관리할 경우에는 커다란 경제적 부가가치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현재의 토지문학공원에는 박경리 여사의 혼과 토지라는 위대한 창작품을 낳은 작업 환경이라는 사실을 방문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는 어디에도 발견할 수가 없다. 현재는 그야말로 하드웨어(시설)만 서 있을 뿐 우리가 원하는 프로그램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원주의 문화자본을 문화통계에만 의존하여 추진할 경우에는 하드웨어 위주의 정책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새로운 문화공간이나 시설을 확보하는 것도 의미 있는 문화정책이지만 기존의 문화자본이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가를 보다 면밀히 조사하고, 그에 부합하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보다 시급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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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오(상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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