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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새내기 강군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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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종<한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자네와 나는 우리 대학 구내 식당에서 처음 만났지. 면접 시험을 보러온 자네와 인자해 보이시는 자네 어머니와 함께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네. 두 번째는 지난 2월, 자네 고3 담임이셨던 유선생님을 뵈었을 때였네. 미리 전화를 드리고 학교로 찾아갔었지. 선생님께서는 뜻밖에도 우리 학교에 진학하게 된 자네를 비롯한 같은 반 친구 일곱 명을 불러 놓으셨더군. 나는 정말 그 때 크게 놀랐네. 유선생님께서 얼마나 재학 중에 학생들을 잘 보듬고 살피셨으면 졸업 후에도 이렇게 불러모으실 수 있는가 하고 감탄을 금하지 못했네. 다른 한편 선생님께서 아무리 훌륭하셔도 그렇지, 자네와 친구들이 진학하게 된 대학의 교수를 미리 한번 만나보라는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 어떻게 그렇게 하나같이 나올 수 있는 것인지… 처음에는 잘 믿어지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큰 감동이 밀려와 가슴이 먹먹해졌다네. 그 정도의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이 있다면 앞으로 자네들의 미래는 멋지게 열리리라는 느낌을 가졌다네. 그냥 인사만 나누고 헤어지기는 아무래도 섭섭해서 자네들에게 비싸지 못한 볶음밥을 사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너무 감격해서인지 횡설수설한 것이 아쉬워 뒤늦게 몇 자 적어 보게 되었다네.
강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입학식도 끝나고, 이제 자네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네. 정말 축하하네. 이 세상에는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 많이 있지만 대학만한 곳도 별로 없을 것이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배경이 된 프린스턴 대학 캠퍼스처럼 대학의 경관이 모두 수려하다는 뜻이 아닐세. 대학에는 꿈과 학문의 열정, 기성 가치에 대한 도전이 있고 자네와 같은 때묻지 않은 젊음이 넘쳐나기에 그 캠퍼스 경관이 그저 그럴지라도 아름답다는 말일세. 이 아름다운 땅, 대학의 주인공이 된 자네는 앞으로의 4년을 어떻게 보내려고 하는가.
먼저, 대학에서 자유를 향유하게나.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의 고질적인 병리현상 때문에 자네의 몸과 마음은 오랜 기간 눌리고 지쳐 왔을 것으로 짐작하네.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여행, 사귀고 싶은 여학생, 모두모두 제쳐두고 오로지 입시 공부 하나에 매달려 주눅들어오지 않았던가. 이제 가슴을 펴고, 읽고 싶던 책도 마음껏 읽고, 배우고 싶던 악기도 신나게 배우고, 내 강의 같은 신통치 못한 강의는 좀 빠지고서라도 친구들과 어울려 봄이 오고 있는 치악산을 올라보면 어떨까?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다면 공연히 마음만 태우지 말고 영화 ‘Love Actually’의 그 소년처럼 당당하게 정면 승부를 걸게나.
둘째로, 고민을 많이 하게나. 어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우리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나는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물론 쉬 답이 나오지 않는 어려운 문제라네. 그러니 시간을 두고 심각히 고민해야 하네.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자네를 잘 알며, 자네를 깊이 사랑하는 부모, 형제자매, 친구, 스승과 함께 고민하는 것이 좋겠네.
셋째로, 미래를 생각하며 착실히 준비하게나. 세계화의 도도한 물결을 생각할 때, 영어나 중국어 같은 외국어 공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네. 전공 공부도 물론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네.
또 강의실이나 도서관에서만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일세. 온 세상이 배움터라 생각하고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무슨 일을 하든, 무언가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게나. 아르바이트해서 푼돈을 벌기보다 비록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값있는 경험을 쌓기를 권한다네.
마지막으로, 앞서 제시한 세가지 충고를 열정적으로 실천하게나. 내가 아끼는 제자 김군의 멋진 좌우명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맺겠네. “열정이 없는 젊음은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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