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투쟁의 방법 |
|
|
|
|
|
|
여름방학 동안에 열흘 간 직무연수를 받았다. 연수를 이수하기 위해 외지를 오가다 보면 춘천과 강릉에는 있는 직속기관으로서의 교원연수시설이 원주에만 없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서 원격연수를 많이 이수해 본 경험에 비추어 연수의 질 문제와 방법적인 대안을 찾게 된다.
얼마 전 포항제철 연구팀에 있는 친구에게 우리나라 기술자들이 일제 연장을 사용하는 문제를 들면서 왜 포철에서는 쇠도 단단하게 제대로 못 만드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친구는 한마디로 질의 문제라고 말했었다. 그렇다. 너무 편한 답이 되겠으나 우리 사회는 전사회적으로 변화와 관련하여 질의 문제에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윤리 직무연수 내용에 있어서도 수 년 전과 비교하여 많이 달라졌다. 가장 크게 두드러졌던 것은 교수님들이 자신들의 보수주의를 공공연하게 그러면서 자신 있게 드러냈다는 것이다. 통일 문제를 다루는 분은 오로지 현실만을 강조하면서 흡수통일론으로 일관하였고 평등의 가치가 절하된 7차교육과정의 장점과 더불어 평등한 권리의 조절점에 대한 합의의 어려움을 들어서 문제의 해결을 권위주의에 둘 것을 강조한 분도 있었다.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넘어서 참여시대로 오면서 국민의 변화와 개혁 요구는 변하지 않았는데 대학교에서조차 보수주의가 강화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변화와 개혁이 순조롭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변화와 개혁을 국민의 다수가 원하는 대로 추구해 나가야 하는 것은 위정자들의 문제이므로 여기서 논할 바는 아니겠지만 오늘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수와 진보가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당면 투쟁의 현장에서는 힘의 대결로 나타나겠지만 투쟁에 돌입하기 전부터 진보는 보수의 견해를 보수는 진보의 견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서로는 많은 것을 상실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충남 보성초 교장선생님의 자살사건은 이제 너무 유명한 이야기가 되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여기에 인용함은 별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왜 사람이 죽은 일까지 일어나게 되었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해 보자고 제안하기 위해서이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 분이 평생을 교단에 있으면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를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교단을 둘러싸고 엄청난 세력이 편싸움에 끼어 들어 달라고 주문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논리가 통하지 않고 감정적 연대만이 강조되던 우리사회의 역사적 비극의 재현인지도 모를 일이다. 소형 커피자판기 한 대 들여놓으면 해결될 문제를 가지고 지금 우리 사회가 이렇게 거대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던 한 교수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고교 평준화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결정권을 가진 교육감은 구태의 권위주의로 정당하고 민주적인 방법을 거부하고 있다. 후진국에서 모든 민주적인 노력과 열망이 좌절되었을 때 마지막 방법으로 동원된 것은 항상 민중항쟁 성격의 대 투쟁이었다. 고교평준화를 위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노력이 좌절된 지금 고교평준화를 위한 강원지역추진위원회는 어떤 투쟁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였다. 고교평준화에 대한 양비론은 전형적인 기회주의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양비론자는 별로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고교평준화와 관련된 정책이 민주적인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결정된다면 투쟁은 두고두고 반복되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올해에 마무리하기 위하여 투쟁하고 있다. 고교평준화에 관여될 수밖에 없는 분들은 이 점을 양지하시고 올해에 최종적인 결정이 나도록 어느 한 편에 서시길 기대한다.
|
|
|
|
|
|
|
|
|
|
 |
전체기사의견(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
|
|
|
| 전체기사의견(0) |
|
|
|
|
webmaster@wonju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