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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 미래, 교육에 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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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호(21세기 농촌선교회장)
90년대 초, 필자의 큰 아들이 경남 거창에 있는 거창고에 다닐 때였다. 가끔 내려가 샛별중학교 교장인 전성은 선생(설립자 전영창 목사의 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한번은 거창 YMCA 사무실로 필자를 데리고 갔다. 거기서는 지역신문인 ‘아림신문’을 만들고 있었고 그 실무 책임을 거창고 출신 청년이 맡고 있었다. 대화 중에 알 수 있었던 것은 거창 지역사회의 뜻 있는 현장에 거창고 출신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후 일본의 어느 공동체마을에 갔을 때, 뜻밖에 그곳의 삶을 체험하러 와있는 한국청년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알고 보니 거창고 출신이었다. 그 청년의 말인즉, 고교시절에 받은 가치관 교육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것이었다.
또, 막내아들이 충남 홍성의 풀무학교(정식 명칭은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에 다닐 때, 홍성에 가 보았더니 거기서도 지역신문이 발행되고 있었고 나아가 고등학교 학생들이 기자로 활동하면서 고교생 대상의 신문까지 발행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요한 역할을 풀무학교 출신들이 하고 있었다. 오리농법으로 유명해진 그리고 ‘생태마을만들기 100년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해 나가고 있는 그 곳 문당리 마을의 지도자인 주형로씨도 풀무학교 출신임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의미있는 지역활동들은 풀무출신들을 떼어놓고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다.
필자가 호저교회에 시무하면서 호저생협(현 원주생협의 전신)을 설립하고 이끌어갈 때 실무자를 공개 채용한 적이 있었다. 약 20명 내외의 남녀청년들이 문의 및 지원을 하였는데 와서 일하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당시의 호저생협은 교통도 불편하였고, 월급도 적었으며 사무실도 낡은 건물이어서 특별한 뜻이 없으면 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여러 청년들 중에 단 한 명의 지원자도 없었다는 점은 다소 충격이었다.
결국은 교육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런 여러 경험들이 필자로 하여금 대안교육운동에 참여하도록 만든 것 같다.
원주에서도 ‘공동육아협동조합’ 등을 통해 이미 대안교육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며 ‘원주대안학교설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3년여간 활동하면서 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아서(사단법인 ‘대안교육연구소’) 한발 더 가까이 설립추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폐교된 분교를 임대 받아 개교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다.
고무적인 일은 지난 7월 11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대안교육기회의 확대, 내실화 추진방안’을 내놓으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일반 공교육 현장이 모든 학생들을 다 품을 수 없는 것이 시대변화에 따른 엄연한 현실이라면, 그리고 그 공교육 현장의 문제점들이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 교육에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 대책을 세워야 마땅할 것이다. 정부, 학교, 교원 단체, 교사, 학부모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할 영역인 것이다.이제 원주에도 교육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지역의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하면서, 새로운 교육과정의 개발과 교육방법을 통해 미래의 일꾼을 양성해 나가는, 진정한 의미의 육영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지역의 앞날은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 청소년들이 희망을 갖고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적인 안내를 해주는 일이야말로 지역의 미래를 책임있게 대비하는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뜻 있는 시민들의 동참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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