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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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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 경
한라대 인문사회과학부
미디어국문학전공교수
세기의 성현들은 사랑과 자비, 인(仁)을 강조해 왔고, 논자 역시 이 지면을 통해서나 교육현장에서 선(善)이 단순히 윤리적 강목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물리적 세계관의 최종 가치임을 말해왔다. 싣달타는 40세 보리수 나무 밑에서 성도(成道)한 후, 그 이후 40년간 기나긴 세월 동안 많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가르침을 펼쳤다. 이미 극락과 열반에 이른 부처이기에 그는 홀로서도 지극한 지복에 머무를 수 있었다.
그러나 싣달타가 40년 간의 가르침을 펼치고, 그 가르침이 법문으로 남아 아직도 많은 중생을 구제하는 것은 그의 자비(慈悲)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러한 그의 자비정신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정신에 ‘선(善)’한 덕목으로 살아있게 됨으로써, 그는 우리 속에서 영원히 살게 되었다. 붓다를 따르는 많은 무리와 예수를 따르는 많은 무리들이 세상을 이루고 있으며, 그 무리들 속에 붓다와 예수가 영생하는 것은 사랑을, 자비를 즉 선(善)을 궁극의 덕목으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랑과 선(善)을 목격할 때 감동한다. 그 감동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중요한 에너지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마음이 그 부모로 하여금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와 가치를 갖게 해준다. 사랑의 힘은 팝송이나 가요의 가사가 아니더라도 가장 강력하고 창의적인 힘임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안다. 사랑은 이타적인 행위이다. 내 중심을 타자에게 옮겨 놓았을 때 발생되는 감정이다. 나의 마음을 빼앗기고, 모든 것을 빼앗기고도 자발적으로 주려는 것이 사랑이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너무 많이 자기중심에만 머무는 사람들을 본다. 사회생활이라서 그런것만 같지는 않다. 사회생활을 하며 경쟁적이며 이기적인 습성은 세월이 흐르며 자기 내면화를 진행한다.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태도들은 부부관계나 부모-자식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쳐, 요즘은 가정마저 타산적이고 이기적인 공동체로 변모해 나가고 있음은, 우리가 정말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요즘 폭력가정과 폭력남편에 대한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폭력을 당한 부인들의 경험의 기사화는 차마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앞서 말한 사랑과 자비의 정신과 이 현실적 삶의 갭을 우리는 어떻게 채울 것인지, 그 갭은 영영 벌어져만 갈 것인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우리 삶의 질과 인간으로서 사는 그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갈림이며, 이는 단순히 한사람의 성격이나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공동체와 지역사회, 지구촌 세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요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힘센 나라가 다른 이웃나라를 초토화시킬 전쟁에 들어갔다. 모든 전자통신장비를 고장나게 만드는 E-Weapon을 비롯해, 새로운 신종무기의 실험무대와 재고 무기의 처분무대가 될 중동지역 중, 작년 초 공격받은 지역은 다시는 결코 회복될 수 없을만큼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한다. 이제 나머지 지역들도 그렇게 되어갈 태세이다.
우리나라가 그 공격받을 지역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대들은 어떠한 감정일까? 분노와 증오와 미움과 원망만이 그야말로 지옥의 감정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공격을 받고난 뒤 홀로라도 목숨을 부지한다면 식구와 친지들의 원한을 풀어주겠다는 마지막 사랑이, ‘되갚음’이라는 폭력형태로 밖에 표현될 수 없을 것이고, 그가 나머지 인생을 살아갈 마지막 에너지가 될 것이다. 가족 간의 이기심은 가족의 분열을 낳고, 국가 간의 이기심은 국가 간의 분쟁만을 낳을 뿐이다. 개인 간의 미움은 더 큰 미움과 분쟁을 낳고, 국가 간의 미움은 너무 많은 희생자와 파멸과 파괴적 힘겨루기만이 남게 될 것이다.
한 개인이던, 국가이던 미움과 전쟁이 아니라 용서와 사랑과 이타적일 때만이 우리 모두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사랑’과 ‘자비’라는 이렇게 짧은 가르침이 실제적이고, 물리적인 인생의 궁극적 지침이라는 것을 인류는 언제쯤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인지… 성현의 가르침이 덧없어지는 시절이 오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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