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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에 젖은 연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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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조회
아마추어 솜씨지만 작품속엔
제법 기품이 묻어나고 … 무료로
지도해줄 지도자 만나는게 소망
개운동사무소 3층에서는 매일 은은한 묵향이 번져난다. 묵향이 얼마나 퍼지랴만은 워낙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난을 치기도 하고 글도 써내려가는 터에 향기가 제법 멀리 간다. 홍조회 회원 7명이 하루도 빼지않고 묵향을 번지게 만들고 있다.
지난 1월 교사 출신의 함영아씨와 고복순씨가 주축이 돼 홍조회를 결성했다. 함씨와 고씨는 사범학교 동기이기도 하다. 묵향이 넓게 퍼지라는 의미에서 홍조(洪照)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들은 지난 1월 개운동사무소를 찾아 3층이 비어있는데 쓰게 해 달라고 무작정 떼를 썼다고 한다. 7명이 화선지를 펴고 나면 남는 공간이 없을 정도로 좁았지만 매일 함께 모여서 의기투합 할 수 있는 곳이 간절히 필요했다.
동사무소에서는 공간이 좁아 비품을 넣는 정도로만 사용하던 터에 이들의 요구가 하도 간절해 허락했다. 한국화도 그리고 수묵화도 그리고 사군자를 치기도 한다. 글씨도 예서를 써보기도 하고 해서도 쓴다.
회원들이 분야는 서로 틀리더라도 살아오며 곁눈길로 보아온 눈매는 있기 때문에 서로들 조언을 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모두가 아마추어다 보니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내가 쓴 예서체가 올바르게 됐는지 보아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서예가의 글씨를 책처럼 묶어서 교재로 쓰고 있었다. 비슷하게 썼다고 생각하다가도 다른 회원이 다른것 같다고 하면 달라보이기도 하고 그런단다. 무료로 지도해 줄 수 있는 전문 지도자를 찾는게 소망이다. 아마추어 솜씨라고는 하지만 보통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작품들에서 제법 기품과 멋스러움을 묻어난다.
또 항상 묵향에 젖어 있어선지 이들은 몸가짐과 말투가 무척 가지런하면서도 정갈했다. 아침먹고 화장하고 10시쯤 나왔다가 오후3시쯤 돌아간다.
만일 홍조회를 결성하지 않았더라면 무척 단조로운 생활을 반복했을 꺼라고 이들은 말한다. 점심식사는 각자 집에서 반찬을 가져오고 밥은 직접 해 먹는다. 묵향이 어우러지고 여럿이 어우러지고 취미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먹는 밥이니 얼마나 맛있겠는가.
이들은 이외에도 영어회화와 컴퓨터를 배우러 다니는가 하면 가곡등 노래를 부르는 모임에도 함께하는등 항상 젊게 살아가는 짝꿍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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