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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 호 21세기 농촌선교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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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반공의 보루, 교회
지난 1월 11일과 19일 양일 간, 시청 앞 광장에서는 한국교회의 기라성 같은 목사들이 주동이 되어 반미반대, 미군철수 반대를 외치며 기도회를 가졌다. 이 모임은 두 여중생 압사사고에서 비롯된 촛불시위에 대한 반대시위의 성격을 띤 집회였다. 표현의 자유가 있는 민주사회인 점을 감안하고, 주동한 분들의 나름의 충정과 염려를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행태에 대하여 실망과 분노와 수치를 느끼는 것은 비단 필자 한 사람만이 아닐 것이다.
첫째, 그들은 촛불시위에 참여하고 동조한 수많은 한국인들의 진심을 읽지 못한 오류를 범하였다. 지난 50여년 간 주한미군들에 의해 저질러진 헤아릴 수 없는 범죄와 그로 인해 쌓여온 제 동족의 한 맺힌 응어리와 상한 자존심을 간과한 것이다. 제 나라 민중의 가슴 밑바닥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지도자들에게서, 동족의 고난에 동참하며 그 해결을 위해 권력자 ‘바로’ 왕과 맞서 싸운 ‘모세’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그들은 스스로 모순된 입장을 보여주었다. 참여한 많은 분들은 1970~80년대 군사독재시절, 고난을 무릅쓰고 반독재 민주화를 외치며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기도하며 눈물 흘렸던 목회자들의 예언자적 활동을 비판하고 오히려 권력자를 비호하고 그 혜택을 누렸던 사람들이다. 시청앞의 기도회도 사실은 신앙을 내세운 정치적 의사표현이다. “내가 하면 낭만이요, 네가 하면 간음”인가?
셋째, 그들은 역사의식을 결여한 냉전적 낡은 가치관의 소유자임을 보여주었다. 정치에 관한 지식은 수구보수적인 거대언론들이 입맛에 따라 재단하여 알려주는 기사가 거의 전부인 그들은 아직도 ‘반공,방첩’이 정치적 지배 이데올로기인 줄로 착각하고 있다. 세계역사를 섭리해나가는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그 탁월한 영력’으로도 꿰뚫어보지 못한 채 ‘눈뜬 장님’이 되어서 시청앞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어디로 가게될까?
넷째, 무엇보다도 그들은 성경보다 자신의 경험과 세속정치의 이념(반공)을 우위에 놓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그리고 친미 사대주의적이다. 성경의 진리에 대한 믿음보다 주체사상에 대한 공포심이 더 강하고, 하나님의 말씀보다 북한 핵을 더 두려워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하나님보다 미국을 더 의지하고 국민들의 애국적 충정에 대한 신뢰보다 미군을 더 믿으며 그들이 떠나면 금방 북한이 쳐내려올 것처럼 두려워 떤다. “도움을 청하러 (강대국인)이집트로 내려가는 자들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다. 그들은 군마를 의지하고 많은 병거를 믿고 기마병의 막강한 힘을 믿으면서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은 바라보지도 않고 주께 구하지도 않는다”(이사야 31:1). 사대주의적 외교에 대한 질책이다.
이제 그들은 기도회에 머물지 않고 연천과 화성에 제5,제6 땅굴이 있다고 하면서 국방부도 공식 부인한 것을 무시한 채 막대한 헌금으로 중장비를 동원하여 땅을 파는 비이성적인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북한에서 6ㆍ25전쟁 전후에 벌어졌던 피비린내나는 좌우투쟁은 공산주의자와 기독교인간의 싸움이었다.
북한교인들은 ‘사탄’인 이교도들(공산주의자)을 축출하기 위한 ‘십자군’이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시청앞을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서 섬뜩한 기운을 느끼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교회의 신앙전승을 물려받은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시청앞 기도회에 대하여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집트 사람은 사람일 뿐이요 하나님이 아니며 그들의 군마 또한 고기덩이일 뿐이요 영이 아니다. 주께서 손을 들고치시면 돕던 자가 넘어지고, 도움을 받던 자도 쓰러져서 모두 함께 멸망하고 말 것이다”(이사야 31:3). 3월 1일 집회는 취소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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