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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옮겨 드립니다
2001년 10월 18일 (목) <서연남 기자>
자연을 옮겨주는 여성들이 있다. 여름에는 푸르른 녹음을,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으로 시민들의 가슴에 여유를 주는 사람들이다.
공원가꾸기 전문자원봉사팀(팀장:배정숙·원내사진)은 일명 ‘예쁜 정원의 수호천사’로 불린다. 황량하기만 한 마당이 이들의 손만 거치면 나비가 날아들고 새싹이 움트는 작은 들판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10여명의 30~40대 여성들인 자원봉사팀은 1주일에 한번씩 모이는데 대화의 주제는 늘 똑같다. 나무를 심는 방법, 새롭게 알게된 꽃, 그리고 이들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다. 이 나이에 한참 할 만한 아이들이나 남편 그리고 시집 이야기들은 뒷전이다.


아직 세살밖에 안된 자원봉사팀이지만 벌써 2가구의 정원을 예쁘게 가꿔줬다. 그리고 현재 단구동 박준길, 소초면 김성숙씨등 4가구의 정원조성 의뢰를 받고 설계중이다. 5:1의 경쟁을 뚫고 선택된 가정이다.
자원봉사팀은 원주시여성회관 조경전문 교육 수강생들로 조직된 사람들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기네 앞마당을 가꾸고 싶은 욕심에 배웠는데 이제는 다른집 정원까지 만들어 주는 조경사가 된 것이다.
돈 한푼 받지 않는 봉사지만 자원봉사팀은 누구보다 열정을 다한다. 집마다 다르지만 보통 100만원이상이 드는 작업이다 보니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 정원가꾸기다.
측량을 하고 설계를 하는 것도 자원봉사팀의 몫이다.
정원 조성 신청을 받게 되면 회원들은 일단 3팀으로 나눈다.
그리고 신청자의 집에 가서 사전 답사를 한후 각각 어떻게 정원을 가꾸면 좋을지에 대해 의견을 낸다. 3개의 아이디어 중 하나가 선택되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마당을 정원의 모습을 갖추게 하기까지 회원들은 아이디어 전쟁을 해야 한다. 잔디를 깔 것인지, 나무는 어떤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 봄, 여름, 가을 꽃을 보게 하려면 어떤 꽃을 심어야 할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아는 것이 힘이다.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식물과 관련된 책은 안 찾아 본 곳이 없다. 도서관에도 없으면 조경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찾아가 도움을 구해야 한다. 나뭇가지 가지치기를 하는 일은 판부면 서곡 가나조경을 직접 찾아가 배웠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애용되고 있는 장미공원의 장미도 자원봉사팀의 손을 거쳤다. 지난 16일 만난 배팀장도 새롭게 맡게된 4가구의 정원을 설계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원가꾸기에 들어가기 전, 집 주인과의 충분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배팀장의 설명. 사시사철 정원을 드나드는 사람 마음에 들지 않다면 집을 들어올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자연은 사람을 사랑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는 “일에 지쳐 힘들때도, 미워하는 마음이 생길때도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 모두 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웃사촌과 함께 따뜻한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사랑의 정원을 만들겠다는 자원봉사팀. 이들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래서 자원봉사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는 것이 자원봉사팀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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