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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주 원(강원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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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은 왜 시정을 믿지 않는가?
그 답은 시청이 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일, 즉 종합행정을 하다 보니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조차하지 못하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정부의 존립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또한 신자유주의 사조가 만연되면서 시민의 지위가 시민으로서보다는 소비자로 전락하게 되었고 시청이 하는 일도 시민에 대한 것보다는 소비자로서의 일에 더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
우리들 가정생활, 모든 일상사가 소비자 지위에서 이해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먹는 것, 자는 것, 즐기는 것, 사는 것, 파는 것 … 등등 그러한 일상사의 대부분이 시청에서 담당하는 업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시청의 역할과 기능은 시민을 소비자로서 아니라 시민이라는 가정 하에 모든 업무가 이루지면서 효율성이나 경제성 보다 공익적 가치로 평가되면서 합리성을 잃어가고 있다.
실제로 시민에 대한 대우는 선거 때뿐인데 …
목표관리제(MBO)가 정부에 제대로 정착되지 않는 이유가 하는 일이 너무 많아 어떤 일을 목표로 정해야 할지를 알 수 없고 평가를 통한 계량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이제도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성과급을 반납하게 되었고 성과급을 공평하게 나누어달라는 요구까지 공식적으로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관리의 부재를 낳게 되었고 경영행정이니 효율성이니 하는 것 자체를 고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좋을까”를 고민하는 사명감보다는 “어떻게 하면 쉽게 일하고 쉽게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은 비단 우리 원주시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공공부문이 당면한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는 방법은 새로운 정부의 상(像)을 정립하는 새로운 제도의 마련과 실현의지가 될 것이다. 분명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기능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고 시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 이렇게 된데 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급격한 세계변화 자체가 근본원인이다. 즉 변화에 대응하는 시의적절한 정책을 마련하지 못해 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정부를 만드는데는 공직자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공무원직장협의회 아니 공무원노동조합 스스로 변해야 한다. 성과급을 반납하며 골고루 나누어달라는 자세를 가지고는 시대변화에 적합한 정부상(政府像)을 기대할 수 없다. 스스로 변화할 수 없다면 결국 타의에 의한 개혁의 칼날에 기댈 수밖에 없다. 아니 그 보다 더 처절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비용만 많이 들고 비효율적인 무능한 정부대신 민간이나 비영리 기구가 더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대안은 이미 실험 적용되고 있다.
시민이 왜 시정을 믿지 않는지 원주에 한정해서 생각해 보자. 몇 가지만 질문을 던져보자 왜 자치제 실시이후 인구는 도내에서 가장 많이 늘었는데(정부교부금 배분은 인구비중이 가장 높음) 예산은 인구가 적은 춘천보다 오히려 몇 년간 적었는가? 자치제 이후 원주의 대형사업(위생쓰레기매립장 사업, 원일프라자, 종축장, 원주역이전사업, 학성동 공원사업, 자전거도로, 동부우회도로 중복투자문제, 군지사이전, 정지뜰문제, 시청이전문제)들은 왜 표류하고 있는가? 자치제 실시이후 달라진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대형택지개발 사업으로 단계동에 환락가를 만든 것, 교통량만 늘려 시민들을 불편하게 한 것, 대형유통업체 진출로 소상공인들을 생활고에 시달리게 한 것 말고 또 무엇이 있는가? 의회와 집행부간의 갈등, 언론과 집행부간의 갈등으로 시민을 불안하게 하고, 시청이전문제로 지역간 갈등만 조장하지 않았는가? 시민을 우롱하여 소비자로 낭비하게 만든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소비자로서 혼란을 일으키지 않게 하고 낭비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진정 시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원주시정은 고민해야 한다. 후세에도 존경받을 수 있는 소신 있는 결정과 봉사의 자세를 지역엘리트 공직자들 모두가 가질 때, 시민은 시정을 신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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