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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쏠줄 알아야 군자
2001년 02월 19일 (월) <박정민 기자> jmpark@wonjutoday.co.kr
어린시절 한번쯤은 대나무를 이용해 활을 만들고 활시위를 당겼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네 몸속에 살아숨쉬는 활문화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우리 것을 천하게 보는 시각을 강요당했고 시대상황과 오해에서 비롯된 몇 가지 잘못된 고정관념이 생겨나게 됐다.


다행히 올해초 궁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문턱을 낮추고 이제부터라도 진면목을 사람들에게 알리자는 뜻있는 움직임을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원주궁도, 그 명맥을 이어온 궁도협회(회장:강덕순)가 올해초 원주시생활체육연합회에 가입한데 이어 생활체육교실종목으로도 등록하는등 빗장 열기에 분주하다.


협회창단원년인 84년 궁도에 입문해 올해부터 궁도협회를 이끌게 된 강덕순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2001년을 ‘궁도 대중화 원년의 해’로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회장은 “그동안 궁도가 우리나라 역사와 맞물리는 과정에서 일반인들에게 고급, 소수의 스포츠로 잘못 인식되고 말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원주궁도의 역사는 55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직후 봉산동 봉산뫼에 당시 제1군사령부와 원주시유도회가 활터 ‘학봉정’을 지었다.


직후에 회원 10명이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대부분 여유있는 사람들이 주축이었고 일반 서민들의 참여는 전무했단다.

“출발자체가 상류층에서 시작되다보니 필연적으로 서민들에게는 냉대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원주궁도가 본의 아니게 고급문화로 왜곡되고 말았다”
이런 과정속에 84년 현재 체육공원 위치로 학봉정 이전, 협회창단과 동시에 30년 편견에 종지부를 찍고 원주시민의 궁도로 거듭나자는 목소리가 제기돼왔다.


10여년이 훨씬 넘은 2001년 2월, 학봉정 한켠에서는 요즘들어 기본기를 익히는 장면들이 부쩍 늘어났다.

접해본 사람들은 20만원 내외인 장비구입비에 우선 선입견을 접는다. 반영구적인 높은 내구성에 비해 그렇게 비싸지 않다는게 공통된 견해.
하지만 여의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빌려준다는 것이 궁도협회 방침이다.


또한 과격한 운동이 아닌 탓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을 체감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이밖에도 고즈넉한 활터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접하고 과녁과 자기와의 싸움을 벌이는 멋스러움도 느낄 수 있다.


협회는 3월부터 열리는 생활체육교실과 조만간 학봉정안에 민속놀이터가 개장되면 많은 시민들에게 궁도의 참 멋을 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강덕순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자신을 낮추고 인내하는 마음이 없는 이들은 활을 잡지 말아달라”고 주문한다.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개월의 교육기간이 필요하다.
단지 활시위를 당겨 과녁을 맞추는 운동으로 덤벼들었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수십시간씩 자세연습만 계속되고 활쏘는 힘을 키우는 궁력향상교육만이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강회장은 “궁도는 몸과 마음이 혼연일체가 되어 무심의 경지에서 활을 쏠때만이 과녁에 적중된다. 즉 정신집중이 경기에 요체요, 생명”이라고 말한다.


공자는 유학의 최고이념인 ‘인’을 활쏘는 것과 비유해 군자는 반드시 활을 쏘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바꿔말하면 궁도는 뛰어난 기량향상과 함께 정신수양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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