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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짓 널리 퍼지길..
2001년 01월 08일 (월) <류호준 기자> hjryu@wonjutoday.co.kr
들리지 않는 사랑의 대화. 그들의 대화에서 말은 오히려 부담스럽다. 다만 서로 정다운 눈빛을 주고 받으며 손끝을 타고 퍼지는 수만가지의 말들이 그들 대화의 전부였다.

지난해 한소리 수화교실을 수료하는 학생들이 펼친 발표회의 한 장면이다.
들리지는 않지만 보여지는 그들의 말은 따뜻함이 배어나온다.

하나의 소리로, 큰 소리로 널리 퍼지라는 한소리. 벌써 한소리의 나이가 스무살이 되어간다.
지난 83년 결성해 한소리가 운영하는 수화교실을 거쳐간 회원도 25기를 넘어섰다.

한소리회의 특징은 20여명의 회원들이 대부분 직장인이라는 것.
그러나 바쁜 생활속에서도 수화 교육시간만큼은 준수하는 회원들의 모습에서 일체감보다 끈끈한 정이 먼저 느껴진다.

“수화도 다른 언어와 마찬가지로 마음을 전달하는 매개체예요”라고 수화를 설명하는 신찬희회장(32). 그는 한소리회의 끈끈함은 바로 마음을 전달하는 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회원들의 신뢰속에는 한소리회의 탄탄한 체계도 한 몫을 했다.

수화의 특징이 언어라는 측면과 봉사라는 의미를 함께 갖고 있기때문에 조직도 교육분과와 사회봉사분과로 구분했다.

교육분과는 수화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해 수화교실을 마련하고 매주 2회 교육을 한다. 기초반과 회화반으로 구분해 교육을 할 정도로 한소리회 회원들의 실력은 인정받고 있다.

회원들의 빼놓을 수 없는 일과중의 하나가 바로 통역. 청각장애인으로부터 통역요청이 오면 어디든 달려가 그들의 마음을 대변해준다.

회원들이 보람을 느꼈던 초등학교 손말교실도 특별한 기억이다.

지난해 원주지역 몇몇 초등학교에서 특기적성교육의 하나로 손말교실을 열었다. 한소리 회원들이 강사로 나서고 수십명의 초등생들이 열심히 손짓을 배워나갔다.

‘사랑해요’, ‘고맙습니다’등 하나하나를 표현할때마다 떠오르던 아이들의 표정이 아직도 회원들의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수화에 대한 유희적 접근에 대해 한소리 회원들은 조심스럽다.
홍범순 감사는 “수화는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생활의 언어예요”라며 “한때의 유희로 접근하게 되면 쉽게 어려움을 느끼거나 자칫 본질을 왜곡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신중한 설명을 곁들인다.

10년 이상 수화를 배워도 아직도 어렵다고 말하는 그들. 수화가 감정을 나타내는데 어색해 자신의 마음이 먼저 가지 않으면 한없이 표현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분과를 담당하는 이승일씨는 “미세한 감정표현과 지방마다 각기 다른 수화로 어려움을 느낄때가 많다”면서도 “수화를 배우고 싶다며 찾아오는 학생들을 보면 아직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라며 환하게 웃어보인다.

이제 며칠 후면 25기 회원들이 기초반 과정을 수료하게 된다.
한소리의 뜻처럼 그들의 손짓 하나하나가 작은 씨앗이 돼서 많은 이들이 사랑의 손짓을 알게됐으면 한다고.

말없는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한소리 회원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너무 많은 말들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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