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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선택은 원주시민의 투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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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 호 21세기 농촌선교회장
2002년도 6월, 21세기 ‘원주시청호’의 첫 선장의 직책은 김기열 시장에게 맡겨졌다.
이제 반년이 지나고 있는 이즈음 신축할 시청사 부지 선정 문제가 시급한 현안 과제로 등장하였다. 이 일은 김기열 현 시장이 초대 민선시장으로 재직할 때부터의 일로써 전임 한상철 시장 때에도 해결을 보지 못하고 다시 김시장의 손으로 넘어온 과제이다.
이 부지 선정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잡음과 오해가 끊이지 않았던 것은 많은 시민들이 주지하는 바이다.
이 문제의 민주적 해결을 위해 시는 시의회에 이 사안의 처리를 맡겼고 시의회는 지난 해 12월 말에 표결로 처리하였다. 23명의 시의원이 투표한 결과는 보도된 바와 같이 포복산 지역 7표, 만대지역 5표, 기권이 11표로 나왔다. 놀랍고 충격적이 일이다.
과연 7표의 찬성으로 이 중차대한 사안이 결정될 수 있는 것인가? 11명의 기권은 또 무엇인가? 시가 알아서 하라는 말인가, 아무 데나 해도 좋다는 것인가, 아니면 둘 다 마음에 안 든다는 뜻인가, 만일 두 후보지가 다 마음에 안 든다면 과반수에 가까운 의원들이 기권할 정도로 문제가 많은 지역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인지, 도무지 시와 의원들의 그 깊은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
이제 방법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원주시민 전체의 직접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다. 시민 전체의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는 사안의 중차대성에 비추어 볼 때 직접 투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 상황에서 시장이나 건립추진위원회가 자의로 처리한다면 계속해서 뒷말을 듣거나 시민들의 저항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김시장도 주민투표에 대한 언급을 했다고 하는데 이제 실행에 옮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단, 필자가 보기에 몇 가지 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첫째, 부지에 대한 정보를 충실하게,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인쇄물을 제작, 배포하는 일, 신문, TV등의 매체를 활용하는 일, 공청회등의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부지선정의 문제를 시민 자신의 과제로 인식 전환시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부지에 대한 정보는 객관성, 공공성, 투명성등이 확보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21세기의 화두인 환경ㆍ생태성, 문화ㆍ복지성, 경제성, 교통(접근성등)등의 과제들이 검토되어야할 것이다. 환경ㆍ생태성의 경우 자연과학적 검토와 함께 우리 전통의 풍수적 견해도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주민 참여에 의한 직접민주주의가 미래의 모습이라면 ‘작은 시청’의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현행 선거제도에 의거, 투표권이 있는 시민은 모두 참여토록 해야할 것이다. 세대 당 한 명이 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으나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젊은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하며 모든 시민이 참여할 때 과정상의 역동성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시청사 부지 문제는 이미 오랜 과제이다. 투표로 하는 것이 예산, 시간의 소요, 행정력의 투입 등 번거로운 문제가 있으나 그 보다 더 소중한 것은 이를 계기로 주민참여에 의한 지역민주화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시민들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할 것이고 시민사회단체들은 활발한 토론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제 시의 결단이 남아 있다. 직접투표에 의한 부지결정은 결과적으로 시장과 집행부의 무거운 짐을 덜어 줄 것이고 시민에게는 권리행사에 따른 책임감과 자부심, 자치와 참여의 민주의식이 새롭게 형성되는 매우 소중한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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