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투표하지 말라구요? |
|
|
|
|
|
|
김 기 봉(원주생협 부이사장)
12월 19일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이다.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하신 분들도 있고 아직 결정 못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날 결정날 것이다.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축하해주어야 될 일이다. 우리는 오래간만에 3金으로 대표되는 한국정치의 카리스마에서 벗어난 투표를 하지만, 아직도 지역감정이니 북풍이니 하는 말들은 여전히 불고 있다.
3金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것은 국민들에게서 정치 혐오증과 무관심으로 나타났다. 1987년 민주화와 함께 치러졌던 대통령선거와 1988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투표율은 각각 89.2%와 75.8%였다. 2000년 16대 총선 투표율은 57.2%였으며, 올해 치러진 지방선거와 8·8 재보궐선거의 투표율은 각각 48.0%와 29.6%였다. 일반 단체나 모임에서도 정원의 과반수가 참석하지 않으면 총회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대의민주주의는 그렇지 못하다. 5%라도 투표하면 그 결과가 인정된다. 이런 투표율 하락을 가장 급진적인 양상으로 만든 요인은 젊은 세대의 투표 불참이다. 1996년 14대총선 이래 2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늘 전체 평균 투표율보다 20% 가량 낮았다. 민주주의의 건강함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투표율이다.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20~30대 유권자의 상당수가 습관적으로 투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만큼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중대한 위기를 말해주는 것은 없다.
왜 젊은 사람들은 투표하지 않을까? 투표의 결과가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판단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투표장에 가는 것 조차 귀찮아서일까? 집에서 나와 투표하는 시간까지 넉넉하게 잡아 1시간이면 족할 터인데, 더욱이 그날은 임시공휴일이다.
젊은 사람들이 투표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토록 혐오하고 싫어하는 정치행태를 바꿀 수 있다. 군대가는 것부터 교육비, 세금까지 공약을 잘 검토해보면 본인들에게 엄청난 이익이 있는데 말이다.
후보자들은 젊은이들의 표를 모으기 위하여 실현성이 희박한 공약까지 들고 나오고 있는데 말이다. 얼마 전에 모 정당의 정치인이 자기 아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투표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 정치인들이 금배지달고 행세하는 나라다.
자, 이번에도 또 기권할 것인가? 아니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귀중한 한 표를 의미있게 던질 것인가? 지금 전국은 미선이, 효순이 죽음을 애도하는 촛불의 행렬이 들불처럼 타 오르고 있다. 그 촛불이 바람 앞의 나약한 빛이냐 아니면 들불로 타 올라 낡은 정치판을 태워버리고 그 곳에서 새로운 생명의 싹을 틔우냐는 것은 바로 여러분들의 선택과 투표에 있다.
누구를 선택하든 그것은 여러분들의 자유다. 기권도 자유다. 하지만 기권할 때도 기권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기권하더라도 투표장에 가서 투표용지에 기표하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투표장에는 가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수 있는 국민의 의무다. 세상을 욕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다. 국회의원이 자기 아들에게 투표하지 말라는 세상을 언제까지 보고 있을 것인가? 젊은이들이여 세상을 바꿔라!
|
|
|
|
|
|
|
|
|
|
 |
전체기사의견(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
|
|
|
| 전체기사의견(0) |
|
|
|
|
webmaster@wonju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