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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3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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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 경
한라대 인문사회과학부
미디어국문학전공교수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을 1~2년 혹은 5년의 임기를 가진 정권자들이 정책으로 엮는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임이 이번 수능고사 결과 또다시 지적되었다. 이해찬 3세대라는
2003학년 입시생들은 재수생의 학력에 비교해 40~50점 정도 저하되었다고 한다.
2년 전의 이해찬 1세대는 단군이래 최저의 수학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그러나 그들보다도 더 학력저하가 왔고, 또 이어진다는 것이다.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의 확립등 한 사람의 교육개혁 의지가 잠시간 돋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의 문외한이었던 전 교육부 장관의 이러한 주관적 판단이
수십만명의 학생들에게, 몇 년에 걸쳐 수백만명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정말로 아찔한 일이다. 그는 불과 2~3년만에
해임되었고, 그의 교육정책은 그대로 남아 자라나는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결정짓고
있다.
‘백년지대계’라는 금언을 가슴에 되새기게 하는 시절이 앞으로 몇 해나 지속될지,
이런 인기몰이, 깜짝정책은 교육계에서는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는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부모와 선배들, 스승의 가르침이 옳았다면 인류는 벌써 신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선배들은 우리에게, 혹은 우리들은 후세에게 진리도 아닌, 혹은
옳지도 않은 일을 반복시킨다. 부모 혹은 선배로부터 전수받은 개념과 그를 기반으로
형성된 나의 생각을 우리는 깊은 주의없이, 나보다 어린, 후배와 후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승한다. 자신을 형성한 기반의 옳고 그름의 판단과 분별없이 그것이
세상인 양, 혹은 세간의 진리인 양, 자신의 방식대로 자식을 교육시킨다.
어린 학생들은 부모와 교사가 정해놓은 시간에, 그들이 제시한 공부를 하도록
강요받는다. 말을 듣지 않을 경우는 비모범생이라는 기호를 자기의 상징으로
스스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주변 어른들의 쏟아내는 판단에 따라 어린 학생들은 자기를 결정지으며, 공부를
못할 경우는 당연히 스스로 머리가 나쁘다고 판정하거나, 아니면 노력하지 않는
게으른 한심이라든가, 혹은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여
나아간다.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도려내는 이와같은 주변어른들의 섣부른
주의와 함께,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주어지는 부모들의 당연스러운(?) 주문은
아이의 판단력과 자발적 의지, 열정과 의욕등 더 큰 삶의 에너지를 차단시켜
버린다.
결국 신성과 불성을 갖고 태어난 아이는 신이나 부처의 그 완전함과 높음에 다다르지
못하고, 부모 혹은 선배들이 주문한 모습에 국한되어 스스로의 한계에 갇혀버린다.
우리가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후손의 인류가 좀 더 행복해지기 바란다면 우리는
악순환의 요소를 우리 안에서 성찰해내야 한다. 우리가 주문하는 교육이 진정으로
옳은 것인지 아닌지 알려면 우리는 오랜 세월 주의깊게 자신의 모순과 조상(부모)
으로부터 가계로 전승되는 잘못을 비판적 시선으로 조망해내야 한다.
인간은 생각을 하는 주체가 아니라 표상들에 의해 주체가 형성되어진, 주어진
텍스트에 국한되어 형성된 피조물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횡적 연대인 사회적
나와 나로 이어지는 종적인 역사적 나 속에서 순환되는 모순과 악을 걸러내는
것이 진정한 교육을 위해 선행되어야하는 전제인 것이다.
동양의 성현들이 하나같이 마음을 다스리고 명상할 것을 가르친 것은,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의 시작과 끝이 다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었다. 부모든 선배든
가르치는 인간이 바뀌어야 교육도 서서히 바뀐다. 사교육비 폐지, 절감의 정책이
무색하게 ‘사교육비 세계1위’라는 신문보도가 어제 있었다. 교육제도가 바뀌었다고
교육이 바뀌는 것이 아님을 확증해주는 보도이다.
식목은 십년지계이고 인간을 가르치는 교육은 백년의 대계이다. 정책결정자가
제시한, 눈에 보이는 정책이나 제도로 교육의 근본이 개선되거나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우리 모두 숙고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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