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양지(陽地)의 정치인, 한승수에 관하여 |
|
|
|
|
|
|
한 경 호(21세기 농촌선교회장)
서울대 교수, 민정당 국회의원, 상공부 장관, 민자당 국회의원, 주미대사, 대통령
비서실장(김영삼 대통령 당시), 신한국당 국회의원, 재정경제원 장관, 한나라당
국회의원, 민주국민당 국회의원, 외교통상부 장관(국민의 정부), 유엔총회 의장-
--(앞으로 모름).
한승수가 걸어온 정치인으로서의 이력이다. 강원도가 배출한 사람 중 정권에
관계없이 중앙 무대에서 이 만큼 화려하게 활동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승수를 강원도(춘천)가 낳은 인물이라고들 한다. 중앙의 오른쪽 변방에 위치하여
한양의 벼슬자리 차지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힘들었던 강원도의 입장에서 보면
막강한 타도(他道) 사람들 틈에서 한 둘도 아닌 여러 벼슬자리를 계속해서 차지했으니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 그가 지난 10월 9일 민주국민당을 탈당하여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한나라당이 원래 나의 본가이니 다시 한나라당으로 온 것은 이상할 게 없는
일이다”는 취지의 말을 전혀 부끄러움 없이 하면서.
선거철에 임박하여 정치인들의 이합집산하는 모습을 자주 보아온 우리들에게
당을 바꾸는 일이 그리 대단한 일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한승수의 이 변신은 많은
강원도민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래도 그만한 인물이 없으니 우리가
이해해야 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정당과 정권을 그렇게
쉽게 많이 옮겨다닐 수 있는 것인가? 특히, 정치적 표방의 차이가 큰 현 정부와
한나라당 사이를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수 있는가” 하면서 의아심과 함께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공자께서는 “정자정야(政者正也)”라 하였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바르게 행동한다는
말이요 정의를 찾는다는 뜻이다. 하기야 ‘정의’를 당 이름에까지 넣은 민주정의당에서
국회의원 생활을 시작했으니 그의 정치적 출발과 정당 선택은 적어도 정의로웠던(
?) 셈이다. 해방 후 가장 불의(不義)한 정권이 자신의 그 모습을 감추고 포장하기
위해 갖다 붙인 이름인데 그 정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으니 그의 오늘은 이미
당시에 배태되었던 일인지도 모른다.
한승수는 양지(陽地)를 쫓는 정치인이다. 그는 음지를 견뎌하지 못한다.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화가나서 잠깐 민국당이라는 음지에 어쩔 수 없이 있었을 뿐이지
본인의 정치적 소신은 아니었다. 그의 정치적 이력이 보여주듯이 그는 늘 정부와
여당에서 즉, 권력의 자리에서 맴돌았다. 여러 면에서 자신의 생각과 차이가
있는 현 정권 하에서도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으니 그의 권력지향적 기질과
처세술은 놀랍기 그지없다.
그는 음지의 에너지와 힘을 모르는 사람이다. 밤에
가로등이 켜져있는 밭의 작물은 제대로 영글지 못한다. 그래서 농민들은 밤에
밭 주변의 가로등을 끄곤 한다. 음기(陰氣)는 양기(陽氣)와 함께 생명을 건강하게
만들고 영글게 해주는 에너지이다. 음과 양의 기운이 몸 안에서 조화를 이룰
때 정말로 ‘기(氣)가 찬’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런 사람이 참된 인물이다.
양지만 쫓는 사람은 겉은 멋있고 화려한 것 같지만 기가 약한 사람이다.
이중환은 그의 유명한 저서인 택리지(擇里誌)에서 강원도 사람에 대해 말하기를
“다산소야 기민유근(多山小野 其民柔謹)”이라고 했다. 산이 많고 들이 적으니
그 주민들은 어질고 부드러우며 근신하며 살아간다는 말이다. 이 기질은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냉정한 판단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는 우유부단하고 정(情)에 치우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의 이러한 우유부단함과 중앙권력지향적 성향이 오늘의 한승수를
만든 것은 아닌지 반성해볼 일이다. 이(利)와 권력욕에 쉽게 굴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의(義)의 정치적 실현을 위해 힘쓰는 소신있는 사람을 인물로 길러내는
것이 강원도민의 참된 자존심이 아니겠는가!
|
|
|
|
|
|
|
|
|
|
 |
전체기사의견(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
|
|
|
| 전체기사의견(0) |
|
|
|
|
webmaster@wonjutoday.co.kr
-2_1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