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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가 어려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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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 경
한라대 인문사회과학부
미디어국문학전공교수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의 궁극의 목표는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 철학의 궁극의 목표도 인간의 행복추구이며, 이른 새벽을 가르는 부지런함도,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행위도 역시 진정한 행복추구의 다른 표현들인 것이다. 이렇게 모두가 바라는 행복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람들은 행복을 멀리 있는 것으로만, 아니면 자기의 것은 아닌 것마냥, 행복한 모습과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며 하루일과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쳇바퀴돌듯 지루하거나 무미건조한 삶의 순간들을 채워나간다.
바로 지금 행복하지 못하면, 우리는 어쩌면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 즉 행복함은 마음에 달린 것이지, 지식이나 부나 명예가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물론 지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부나 명예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지식이나 명리(名利)가 행복의 궁극적 실체는 아니라는 말이다. 쉬운 예로 평생 권력싸움을 해서 최고권좌에 앉은 사람의 표정이 어디 행복해 보이던가!
아니면 30조 이상을 부도내고 어디론가 행방을 감추어버린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다’고 떠들던 사람이 행복하던가!
우리 한국인들은 삶의 행복과 질을 곱씹어보기 전에, 이미 ‘빨리빨리’의 성급함으로 또 어느새 무언가를 찾아, 열심히 넓은 세상을 헤메는 모습을 하고 있다.
유럽이나 북미등 외국(중국은 제외하고)에 다녀온 지인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삶을 여유롭게 즐기는데, 한국은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다’고. 언제쯤 우리도 행복과 삶의 여유를 느끼는, 지혜로운 생활을 영위하게 될까? 눈 앞에 임박해있는데, 우리가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아직도 전쟁의 상처가 남아, 감히 행복할 수 없어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극한 행복을 열반(니르바나)이라 일컫는다.
열반은 번뇌의 불꽃이 꺼진 자리라고 한다. 죽음 이후가 열반의 세계가 아니다. 행복은 저 너머에 있지 않고, ‘지금 여기’ 욕망과 번뇌가 잠든 자리에 있다. 마음을 진정시키면 마음은 청정하고, 고요하게 된다. 한 생각이라도 분란을 일으키면, 헛된 망상은 다시 빨리빨리 잡념과 번뇌를 불러오고 그 자리에 지극한 행복은 자취를 감춘다.
「장자」를 보면 천자(중국 임금)가 되라고 추천을 받던 선사가 자기의 행복을 해쳤다고, 자신을 욕되게 했다고 그 자리에서 물에 뛰어들어 죽음을 통해 열반에 들어가버린 현인들을 4명 거론한다. 천자의 자리가 행복이 될 수 없고, 부자가 곧 행복이 아님을 설명하는 구절이다.
삶의 여유 속에 자신과 마음 씀의 변화들을 성찰해야 한다. 마음에 일어나는 번뇌는 매일 매순간 성찰되어야 하며 제거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행복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고, 행복함을 느끼며 행복한 순간들과 나날들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문득 행복을 구하는 것은 물을 버리고 얼음을 구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얼음이 곧 물이며, 물이 곧 얼음이다. 마음의 번뇌와 상관없이 행복을 구하는 것은 물을 버리고 얼음을 구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마음의 번뇌를 가라앉히는 것이 행복이고 열반이고 부처이기 때문에, 마음을 버리고 세상 밖에서 행복을 구하는 것은 마치 물을 버리고 얼음을 찾는 것과 같다.
번뇌와 상관없이 깨달음이 있을 수 없듯이, 마음과 상관없이 밖에서는 행복을 느낄 수가 없다. 행복은 ‘느껴지는’ 마음에 있는 것이지, 천자의 자리나 재화와 같은 물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부터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란다. 행복은 분명코 저 산너머에 있지 않음을 다시 말한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앞으로도 행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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