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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 군대 안 갈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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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 호 21세기 농촌선교회장
2003년 3월 이회창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취임한 것을 가상하여 군대에 갈 나이가 된 대학생 아들과 아버지가 나눈 대화록이다.
“아버지! 저 꼭 군대에 가야 하나요? 대통령 아들은 둘씩이나 군대를 안 갔던데요. 몸무게 줄여서 말이에요”
“그래도 가야지. 대통령은 대통령이고 우린 우리야. 국가안보를 소홀히 하면 되겠냐자유민주공화국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세금내는 거 하고 군대가서 나라 지키는 거야.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국민이면 이걸 해야 해” “그럼 대통령 아들은 더 잘 했어야 하잖아요?”
“그야 사정이 있었겠지. 공부하느라고 때를 놓쳤고 나이 들어 갈려니 한심했겠지. 또 사회 진출에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던가 보지 뭐. 니네들도 그렇게 생각하잖아” “그럼 아버지나 엄마가 아들을 설득해서 보냈어야 되잖아요?”
“그랬으면 좋았겠지만 요새 애들이 부모 말을 듣냐 대통령도 보내려고 했겠지. 그 분이 어떤 분이냐? 대법관까지 지내신 법통이고 법과 원칙을 목숨처럼 여기는 분 아니냐? 그런데 몸무게가 미달인 걸 어떡허냐. 보내고 싶어도 못 보내는 거지. 하긴, 막상 보내려니까 행여 걱정도 되긴 했을꺼야. 안전사고도 있고 또 훈련받다가 그 약한 몸 가지고 혹시 잘못되지나 않을까 걱정됐겠지. 아들의 건강과 장래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었겠지”
“아버지는 아들 걱정은 안 하세요? 그렇게 이해심 많으신 아버지께서 어떻게 아들 형편은 생각하지 않으시는 거예요?”
“얘야! 왜 아버진들 자식 생각 안 하겠니 그게 아니란다. 나라를 지키는 것은 윗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같은 서민들이란다. 6.25때도 그랬잖니. 그러니 우리마저 안가면 나라의 안보를 누가 책임지냐?”
“허 참! 우리 아버지 진짜 애국자시네. 그나저나 요새 우리 친구들이 병역거부운동을 일으키겠다고들 야단인데 어떡하죠. 전부 몸무게 줄이겠다는 거예요. 대통령도 자기 아들들이 그랬으니 할말이 없을테고 잡아가 봐야 판사들은 뭐라고 할는지 참 답답하네요”
“대통령 뿐 아니고 좀 높으신 양반들은 자기 아들 군대 안 보낸 사람 많아. 그 사람들은 우리하고는 격이 다르잖니?”
“격이 달라요? 뭐가 다른데요? 그 사람들 보면 국가안보 하면 제일 앞장서서 침 튀기면서 열 받던데요! 국가보안법을 신주단지 모시듯하고 북한이 뭐 총질만 좀 했다하면 금방 맞붙어 묵사발을 만들어야 될 듯이 흥분하는 안보제일주의자들이던데, 그게 격이 다른 건가요? 말하는 걸로 봐서는 당장이라도 목숨 걸고 총 들고 나갈 것 같던데, 말뿐이에요. 자기 아들 총 들고 나가는 것은 곤란하고 남의 자식은 괜찮고 참 웃기는 사람들이에요”
“말 조심해, 꼭 총 들고 나가서 싸우는 것만 안보가 아니야. 뒤에서 큰 일을 생각하면서 나라를 걱정하고, 회의하고, 외국에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한 안보야”
“참, 걱정이네요. 군인들이 대통령 말 들을지. 안보 얘기하면 속으로 웃긴다 그러겠지요. 말로만 국군통수권자지. 거 참! 대통령을 그렇게 우습게 알아 가지고 나라가 어떻게 될는지 안보가 걱정이네요”
“아무튼 조심해라. 괜히 병역거부운동에 가담했다가 잡혀가지 말고, 너부터 군대가서 안보를 책임져야지. 니가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냐? 잘 생각해라. 괜히 세상 시끄럽게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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