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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과 미군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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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 호
21세기 농촌선교회장
지난 6월 13일, 경기도 양주군에서 친구의 생일 잔치에 가려고 갓길을 걷던 나이 어린 두 여중생이 미군의 궤도차량 바퀴에 참혹하게 깔려죽은 사건이 발생하였다.
짓이겨진 시신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미군은 사고 직후에는 발빠르게 사태수습에 나서 해결하는 듯했으나 나중에는 입장을 바꿔 “사고 자체는 비극적이나 미군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이유는 없다”고 한다.
지난 해 7월 18일, 국방부는 주한미군기지를 오는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통폐합해 총 4천여 만평을 반환받고 대신 75만평을 새로 매입하여 미군측에 제공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한 미군이 자신들의 전력 증강을 위해 세운 ‘연합토지관리계획’을 우리 정부가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겉으로만 보면 잘 된 일인 것처럼 보이나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데에 우리의 슬픔이 있다. 반환키로 한 4천만 평 중에는 훈련장이 3천900만평이고, 기지는 100만평에 불과하다. 훈련장은 사용빈도가 낮아 방치되다시피 한 곳들이고, 기지들은 낙후되어 군사기지로써의 기능을 상실하여 이미 용도 폐기된 곳들이다.
정작 지역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던 매향리 미공군 사격장과 파주의 스토리 사격장은 빠져있으며 용산 미군기지와 같이 도심한복판에 있는 대형기지는 제외되어 있다. 결국 오래 전에 용도 폐기되어 반환 받았어야 할 땅을 선심쓰듯이 내놓고, 대신 도심 대형기지로 군소기지들을 통폐합하여 주한 미군전력을 극대화하고 한국을 효과적인 미사일 기지로 만들려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있는 것이다. 이 계획이 진행되면 한국은 미국의 전진기지로서 정치, 군사적 예속이 심화되고 우리의 뜻과는 무관하게 세계 강국들의 미사일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원주에도 반환되는 미군기지가 있다. 기름유출사건으로 거센 저항을 불러일으켰던 태장동의 ‘캠프롱’ 기지이다. 사실 원주에서도 미군기지의 주둔으로 인해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다. 2000년9월 녹색연합이 기자회견을 통해 소초면 둔둔리에 있는 ‘캠프이글’에서 1991년도부터 10년 간 아파치 헬기 주유 때에 흘러나온 항공유 찌꺼기를 아무런 정화없이 원주시민의 상수원인 섬강으로 흘려보내왔다고 폭로하였다.
그리고 지난 해 5월 캠프롱 인근 절골마을에서 기름이 유출되고 있음을 주민 전복규 씨가 발견, 원주문화방송국에 제보하여 방영되면서 미군기지문제가 시민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처하여 원주지역의 15개 단체들이 연대하여 ‘우리땅 미군기지되찾기 원주시민모임’을 결성하고(2000년 12월) 본격적인 활동을 벌였다. 60일 간의 천막농성, 시민 1천여명이 참석한 인간띠잇기대회, 매주 토요집회, 1만명 서명운동, 원주시민캠페인, 환경부 항의 방문, 용산 미8군기지 앞 항의 시위등 지속적인 활동으로 2001년 7월 28일 결국, 주한미군 제3지역 데소토 사령관이 기름유출에 대한 시인, 공식사과와 함께 보상 약속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이 캠프롱 기지가 반환될 예정이다. 그러나 전부 반환되는 것이 아니고 10여만 평 중 7만여 평만 반환되고 나머지 땅은 지진탐사시설운용을 내세워 반환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 원주시민들의 지혜를 모아야할 때이다. 반환되는 땅은 모두 국방부에 귀속될 예정이다. 사유지 2천300여 평은 보상매입한다고 한다. 1군사령부가 사용 의지를 갖고 있다는 말이 있으나 아직 공식 요청한 사실은 없다는 것이 국방부의 입장이다.
시민단체들의 장기간에 걸친 희생과 헌신, 수많은 운전자들의 경적소리 참여, 끊임없는 음료수 제공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루어낸 결과인데 모쪼록 그 땅의 완전한 반환과 함께 사용용도는 그런 시민운동정신을 고려하여 거기에 걸맞게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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