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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바람을 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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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호 21세기 농촌선교회장
요즘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음모론, 색깔론등의 구태의연한 공방이 참여 열기를 좀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주말 최대의 관심사로 부동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대구에서 노무현 후보가 1위의 고지를 탈환하여 더욱 흥미진진한 ‘게임’이 되었다. 이인제 후보가 과연 역전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민주당의 후보 경선은 여러 가지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우선은 그 동안 정치에 환멸과 혐오감을 갖고 있던(거대 언론들의 책임이 크지만) 많은 국민들을 정치의 장으로 다시 끌어들인 점이 제일 돋보인다. 특히 젊은 유권자 층이 ‘노사모’, ‘이사모’ 등의 자발적인 후원모임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경선을 축제로 만들어 가고 있는 점은 높이 살만한 일이며 한국 정치의 앞날을 밝게 열어주는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둘째로는 색깔론이 이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혹 나이드신 층에게는 약간의 영향을 주었을지 몰라도 젊은 층에게는 거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색깔론은 김대중 대통령으로 마감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 동안 선거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던 이 색깔론이 효력을 잃어버린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가로써 냉전의식을 하루빨리 극복하여 남북통일의 위업을 이루어야할 우리에게 이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다. 엄밀히 말해서 한국사회에서 공인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적어도 이념적 측면에 있어서는 사회적 증명 과정을 거쳤다고 보아야 한다. ‘좌파’ 라는 말은 이제 ‘진보’ 라는 말로 대치되어야 한다. 정치적 의제의 접근에 있어서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 진보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정치의 구도가 건강한 보수와(변화를 말하지 않는 보수는 수구일 뿐이다) 합리적 진보로 짜여서 중심을 잡아야 정치 발전과 국가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것을 자꾸 이념 대결로 끌고가서 색깔론으로 덮어씌우거나 보수ㆍ혁신 대결구도로 몰고 가는 것은 온당하지 못한 일이다.
셋째로 국민들의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변화의 욕구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 경선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정치판에 강한 반발심을 갖고 있는 많은 국민들의 마음이 노무현을 통해 표출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는 다른 정치인들과는 어느 정도 차별성을 갖고 있다. 지역 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떨어질 줄 뻔히 알면서도 부산에서 출마하였고, 분명한 정치철학을 갖고 소신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또한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정치 무대에 나서기 전부터 보여주었다. 이 점은 필자와 같은 기독교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평가의 기준이다. 참된 지도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공평’과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성경은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권적 삶과 귀족의식을 지니고 살아온 사람들은 일반 서민들의 애환을 모른다. 애정이 담겨있지 않은 정치적 구호로만 외칠 뿐이다. 한국 근대사에 있어서도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특권층이나 귀족들은 외세에 아부하거나 나라를 버렸고, 끝까지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킨 사람들은 무지랭이 농민들과 일반 서민들이었다.
넷째로 민주적 리더십에 대한 국민들의 갈망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과거 권위주의적 독재체제하에서 형성된 1인 지배체제의 비민주적 리더쉽은 이제 종언을 고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결국 집단지도체제를 결정하지 않았는가. 민주적 지도력! 이것은 역사의 대세이다. 대통령 혼자 정치하는 것 아니다. 정치적 결정을 민주적 과정으로 도출해 낼 줄 아는 정치인이 이제는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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