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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비상식, 몰상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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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봉(원주생협부이사장)
“보편적 진실과 참 진리는
가장 ‘상식’적인 것”
“푸른 산에 올라 아버님 계신 곳을 바라보니 아버님 말씀이 들리는 듯/ 오! 내 아들아/ 밤낮으로 쉴 새도 없겠지/ 부디 몸조심하여 머물지 말고 돌아오너라/ 잎이 다 진 산에 올라 어머님 계신 곳을 바라보니 어머님 말씀이 들리는 듯/ 오! 우리 막내야/ 밤낮으로 잠도 못 자겠지/ 부디 몸조심하여 이 어미 저버리지 말고 돌아오너라/ 산등성이에 올라 형님 계신 곳을 바라보니 형님 말씀이 들리는 듯/ 오! 내 동생아/ 밤이나 낮이나 단체행동 하겠지/ 부디 몸조심하여 죽지말고 살아서 돌아오너라.” 위 시는 중국 고전 중의 하나인 시경(詩經)에 나오는 [산에 올라]라는 시다.
읽고 또 읽을수록 눈물이 난다. 군사독재 시절에 이 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이 민주화를 위해 싸웠다. 그 당시의 민주화운동이란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었다. 때로는 스스로 목숨을 내버리기도 하였다. 지금에서야, 민주화진상규명위원회라는 단체에서 의문사라는 불명확한 죽음의 정체를 하나씩 벗겨내고 있다. ‘죽은 자만이 알리라!’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완전 범죄라는 것은 없다’라는 말이 상식적이어야 한다.
이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것이 역사의 심판이라는 점이 상식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진실과 진리’라는 말은 교과서에나 나오는, 종교적으로, 도덕적으로나 이야기되는 죽은 말, 몰상식한 말이 될 것이다. 가르치는 것 따로, 배우는 것 따로, 아는 것 따로, 행동 따로라면 결국 비상식과 몰상식이 진실과 진리가 될 것이다.
그건 죽음이요 절망이다. 희망없는 노동은 고문이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묻고, 잘 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과 상을 주는 것이 상식이다.
잘못한 것은 고치고, 잘 한 것은 더 잘하게 하는 것이 상식의 힘이다.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보다 오히려 침묵하는 사람이 지혜있는 사람이요, 지도력을 평가받는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중립적 언어와 중간적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평가를 받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자기만 옳고 자기만 잘 살면 된다는 것은 몰상식한 것이다. 진실과 진리는 서 있는 위치와 보는 자리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 진실과 참 진리는 가장 상식적인 것이다. 상식이 제대로 서는 사회는 누가 그냥 주는 것이 아니다. 상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상식은 어쩡쩡한 중간적 입장이 아니다. 오히려 명쾌하고 시원한 것이다. 내가 아는 상식은 그렇다.
돈 많이 버는 사람이 세금 많이 내고,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을 돕는 것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고, 힘을 합치면 더 커져야 하고, 돈을 벌면 미래를 위해 얼마간 저축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거짓말하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고생한 사람은 그 대가를 받는 것이. 경영주와 노동자의 이익이 대치되는 것이, 그래서 서로의 힘으로 싸우고, 협상하는 것이 내가 아는 상식이다. 제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나침반이 ‘상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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