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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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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 호 (21세기 농촌선교회장)
지난 해 2학기 때 필자가 강의를 나가고 있는 모 신학대학의 학생이 수강 신청을 해 놓고도 강의를 한 동안 들어오지 않고 결석을 하였다.
까닭을 자세히 모르고 있었는데 기말이 다 끝난 후 어느 날 집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단군상 건립 반대운동을 하던 중 단군상을 훼손했던 모양이었다. 그 사건으로 경찰에 연행되어 조사받고 해결될 때까지 있다가 나오느라고 수강을 못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 얼마 전에 필자는 그의 동료로부터 어느 정도 귀띔은 받은 것이 있었다.
전화 상으로 본인의 확인을 받은 셈이었다. 그런데 당사자나 친구나 그 말하는 분위기가 매우 의기양양하였고, 할 일을 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결석한 것을 봐 주십시오 하는 당당한 것이었다. 나름대로는 공적인 사유가 되기에 참작을 하였다.
몇 년 전인가 정확한 햇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서울의 어느 빌딩 앞에 세워둔 장승이 목이 잘린 일이 있었다. 그 사건을 대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찌그러졌다. 나중에 어느 광신적인 기독교 청년의 소행이었음이 밝혀졌다.
또한 지난해 원주에서는 경찰서안의 경승(警僧)실에 불상을 설치한 일로 인해 시끄러웠던 일이 있었다. 일부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대의 의사를 표시하였기 때문이다.
위의 몇 가지 예들은 기독교가 어떤 종교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과연 그런 주장들이 기독교 진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맞는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말이다. 기독교인 중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우 부끄럽고 잘못된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위의 사건들은 민족전통, 미신과 우상, 타종교에 대한 입장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이다. 한국기독교는 선교 초기 미국의 근본주의 신학 사조를 비판없이 받아들여 그것이 기독교 신학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해 왔다. 그리고 그것을 ‘정통’으로 여기고 조금이라도 빗나가는 것이 있으면 이단시하고 정죄(定罪)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조선조 주자학을 정통으로 여기고 양명학등 다른 주장은 이단으로 여기는 정통-이단 구분주의적 인식이 어느 정도 작용했음이 사실이다. 그 결과 나의 주장, 신념, 신학, 신앙고백과 다르면 편을 가르고 적대감을 갖는 습성이 생기게 되었다.
급기야는 이런 정서를 지도자들이 자신의 교권과 권위를 유지,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데 까지 이르게 되었다.
성경의 전통에서 우상과의 싸움은 하나님 신앙의 중심에 서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성경의 그 정신이 타문화나 타종교라는 새로운 상황 속에 놓일 때이다. 여기에는 일정한 해석이 따라야하고 신중한 자세와 신학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 교회는 차이와 차별을 구분해야할 것 같다.
나와 다르면 그것은 차이이다. 우리는 나와 다르면 차별하는 데에 익숙해 있다. 나와 다르면 그것은 틀렸다고,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 와 ‘나’의 상대성에 대한 깊은 인식이 필요하다. ‘절대’는 주관과 신념의 세계에 속한 것이다.
21세기는 모든 차별을 넘어서서 상호존중과 공존의 세상, 평화의 세상이 되어야 한다. 기독교는 세상의 평화와 일치를 위하여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노력하여야 한다. 찬송가 272장의 가사가 생각난다. “인류는 하나되게 지음 받은 한 가족, 우리는 그 속에서 협조하며 일하는 형제와 자매로다. 형제와 자매로다” 교회는 ‘당신들의 천국’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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