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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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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박 선 경
한라대 교양학부교수
친한 여기자가 있다. 기자란 호칭 앞에 왜 ‘여(기자)’를 놓아야 하는지 자못 못마땅한 생각이 들 정도로 여느 남기자보다 뛰어난 기자정신과 정의사회구현의 기수로서 자기 한 몸 다바쳐 일하는 기자다. 그는 사적인 시간이고, 업무시간이 죄다 일로 점철되어 있다.
퇴근 후에 잠시 만날라치면, 그는 나의 약속 외에도 밤 1~2시까지는 2~3군데의 업무관련처 사람들과 늘 약속이 있어, 나보다 어리고 쬐만하지만 ‘거인’으로 성장하는 젊은 처자라는 생각이 들곤했다. 그러나 그가 여자라는 이유로, 혹은 어리다는 이유로 얼마전부터인가 지속되는 시기성 음해에 기자를 그만두겠다고 어제 밤에 내게 말한다. 그들과 똑같이 치사하거나 더럽게는 안 산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들어 ….
한국인은 죽음을 끝으로 보지 않았다. 전생, 이생, 후생, 삼생, 사생등… 으로 비록 몸은 없어졌더라도 영혼만은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혹은 삼혼, 사혼세계로 간다고 믿었다. 이러한 생태관(죽음관)은 조선 성종 때 이후 유교가 통치지배이데올로기로 자리잡기 이전까지, 그러니까 개벽 이후(한국의 창세신화는 죽은 이들과 산사람을 이승과 저승으로 갈라놓음을 창세로 보았다.) 여말조초(麗末鮮初)에 이르기까지 이 사상은 한국고유의 사상과 정신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 후 사후(死後)를 논하지 않는다는 공자의 유교와 서구의 기독교 사상의 유입으로 이러한 영혼불멸의 전통적 우주관이 우리 고유의 사상이었는지는 세인들의 관심 밖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만신의 샤머니즘은 한국의 도가사상과 일맥상통한 것으로, 한국인에게 있어 ‘도가’란 노자의 도가사상과 마찬가지로 영혼과 신선사상, 기사상(氣思想), 도(道), 샤만적 초월능력, 수련도가, 주술적 치료등의 의미를 갖고 있었다. 신라의 화랑을 국선(國仙)이라 부르거나 복사(卜師), 박사라 부른 것등은 여러 증빙자료의 대표적 예이다.
‘권선징악’은 단순히 고전소설의 주제가 아니라, 무위자연(無爲自然), 장생불사(長生不死)와 더불어 도가의 주요사상이었다. 말하고 싶은 것은 ‘악’은 징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래야 ‘선’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거짓(人僞)과 악한 행동을 거리낌없이 자행하면서, 이것이 세상이라고 믿고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끌어모아 그러한 환경과 세상을 만들면서 양인을 구축(驅逐)하는 세태를 주변에서 많이 본다.
나 자신이 이러한 악한 기운에 합쳐지지 않으려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선한 기운을 더욱 강화 시켜야 했기에 도가는 수련과 의방(醫方)(치료법)을 내놓는다.
참는 것은 미덕이기는 하나 절대로 선이 아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내가 참고, 나를 괴롭히던 악한 기운이 승리를 한다면 세상과 우주는 그만큼 악해지는 것이기에, 우리의 전통 도가는 ‘권선징악’을 권한다.
새해가 눈 앞에 왔다. 인자(仁者)는 불인(不仁)하다고 노자는 말한다. 인자는 착하지 않다는 뜻은, 선함을 지키기 위해 마냥 선할 수만은 없음을 역설하는 말이다. 자기와 세상의 선함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영적(靈的), 우주적 차원의 천국(극락, 도솔천)을 지키기 위해 선함은 반드시 더욱 강해져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선함은 적극성을 띠워야 지켜지는 것이지, 참아서 혹은 피해서 지켜지는 것이 절대 아님을 새해 인사로 독자와 더불어 기자에게 전하고 싶다. 그것은 당신 현실의 불의와 부조리가 아니라 우리의 영혼과 우리 영혼과 연결된 우주적 차원이 문제이므로, 당신들이 착하다 생각하면 더욱 강해지기를, 불의와 대적하여 선함이 승리하는 세계를 각자 모두가 자기차원에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새해는 조금 더 좋은 환경과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착한 당신들, 더욱 강해지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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