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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시아스를 아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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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현 상지영서대 언어예술과 교수
1960년 강릉시 옥계면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중퇴한 작가.
등단 이후 중단편 소설 55편을 발표하면서 <사랑과 인생에 관한 여덟 편의 소설>, <늑대와의 인터뷰>, <명옥헌> 등의 소설집을 출판한 심미주의자. 영화배우처럼 수려한 외모와 쉬지 않고 열변을 토하는 뻥이 센 심미주의자. <떨림>이라는 바람둥이소설로 화제를 뿌리면서 도덕성에 기울어진 한국문학의 공백을 채운 기린아.
현대문학상 상금 천만원을 해외입양아단체에 기부하면서 문학에 헌신한 자신의 열정이 물질로 환산되는 걸 거부하면서 은근슬쩍 속물스런 사회를 야유한 작가. 그는 자신의 소설을 예술가소설 혹은 바람둥이문학으로 규정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의 소설을 방종과 난봉으로 치부하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일련의 정치주의문학으로 일관해 온 한국문학의 주류는 그의 소설을 높이 평가하는 관용을 가지기 어렵다.
그것은 한 작가의 예술관과 세계관이 그 사회에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그에게만 ‘명작’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소설의 중심을 지배하고 있는 일탈과 파격이야말로 그의 소설관의 핵심이자 삶의 태도다.
언제나 그렇듯이 좋은 소설이 반드시 폭넓게 읽히고 이해받는 것은 아니다. 쉽게 이해되고 한번에 읽어치우는 것에 길들여진 독자라면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겉에 드러난 재미만 취하고 정작 그 재미가 일깨우는 의미에는 둔감하기 쉽다. 그의 소설도 이 중심에 선다. 진정성의 몰이해는 서럽기는 하되 절망할 일은 아닐 것이다. 눈을 가진 당대의 독자와 미래의 독자가 있고 무릇 예술의 역사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의 집필실에 들어서면 그가 손수 쓴 글씨가 액자에 걸려 있다. “꿈길에도 세속을 가지 않는다.” 이 글귀는 그의 작가적 근본을 헤아리게 하는 좌우명일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작가 비슷한 작가가 아니라 작가 그 자체가 되기 위해 작가 이외의 가치를 봉쇄해버리고 사는 그가 실은 두렵다. 어린 시절 이미 생의 기미를 눈치채고 험난한 예술가의 길을 선택한 그에게 이제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바로 <묵호를 아는가>라는 단편으로 문단에 등단하면서 주목받았던 심상대이다. 마르시아스는 예술의 신으로 심상대의 필명이기도 하다.
그가 원주의 일각에 거주하면서 소설을 쓰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가난하더라도 당당한 사람과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오만한 사람만이 그와 한 잔의 술을 나눌 수 있다. 유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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