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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심에서 마저 자유로운 ‘하심(下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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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경 한라대 교양학부교수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의 형이 죽었을 때의 일이다.
형, 아우의 이름이 혼돈되어 각 신문에서는 노벨이 죽은 줄 알고 노벨에 대한 평가를 다루었고, 이때 노벨은 자기가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광산을 캐기 위한 폭파제가 인류를 파괴하는 살상무기의 ‘폭탄’으로 기억되리라는 예측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다이너마이트를 판매해 벌어들인 재산 전부를 쏟아 과학과 발명이 인류평화를 위해 쓰여지도록 ‘노벨상’을 제정해 놓았다.
이제 그의 ‘善’을 향한 행동은 후세 대대로 사람들의 마음에 그를 위인으로 기억하게 하였다. 사람들은 노벨을 세계 최고권위의 평화상과 연관시켜 그를 훌륭한 과학자로 기억하게 되었다.
남들이 나를 공격할 때, 혹은 비아냥거릴 때, 화를 참는 것은 처음에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당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는 ‘내가 누군데, 너가 나한테 이러는거야’라는 자존심에 그에 상응하는 공격적 반응을 보인다. 이는 스스로의 명예심을 지키고자 함인데, 이를 두고서 불가(佛家)에서는 ‘下心’이 안됐다고 한다.
즉 명예심마저 욕심처럼 끊어내지 못하고 진정한 겸손함에 이르지 못했음을 말한다. 누가 나를 건드렸다해서,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보인다면, 내가 욕하는 그나, 나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오십보백보- 똑같기 때문에 싸운다’는 말은 진리의 말이다.
상대방의 무례함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계속적으로 대응한다면, 우선은 나의 인격을 지키는 길이고 나의 道를 스스로 해하지 않음이다.
그리고 내가 선을 향한 마음으로 친절을 지속한다면 사람들의 마음에는 노벨처럼 나를 善을 향한 위인으로 적게는 좋은 사람으로라도 기억하게 된다.
나를 반대하는 사람마저도 나의 지속된 善行을 미워할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선을 계속적으로 부정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자신의 인간적 자부심을 깎는 일이기 때문이다.
善을 향한 행동과 마음에는(종교에 기대어 말한다면, 하느님 혹은 부처에 이르고자 할 때는) 늘 마(魔)가 끓기 마련이고, 이것을(魔를) 진아(眞我)와 구분해내는 것이 ‘지혜’이고, 이를 나에게서 끊어내는 과정이 곧 ‘道’를 닦는 과정이자 ‘기도’의 여정이다.
따라서 나를 도닦게 만들고 기도에 메달리게 만드는 ‘나를 공격하는 그들’에게 우리는 친절해야 하는 것이다.
나를 괴롭게 하는 자가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아직도 ‘내 道가 형편없다’는 것을 가르켜주려 나타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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