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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다다익선(多多益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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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기근에 온 나라가 법석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번엔 수해로 그야말로 물난리를 겪고 있다.
정치권도 언론사들의 세무부조리에 대해 여야간 일대 격전을 벌이고 있어 세상이 모두 긴긴 장마에 들어서고 있는 듯한 요지경이다.
거센 빗줄기를 들으며 “세상이 이래 봤으면”하는 엉뚱한 사념에 빠져본다.
십여 년 전이라 기억된다. 모 정부산하 기업이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을 때의 일이다.
감사 중에 늘 그렇듯 별도의 감사실을 정해 놓고 감사를 진행하는 도중 수시로 관련자를 불러 세세한 정황을 듣기도 하는데 으레 서슬 퍼런 감사관의 날카로운 질문에 잘못한 것이 없어도 주눅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감사가 진행하는 동안 감사관은 의외의 사건(?)에 봉착하게 되었다.
한 건 한 건 감사를 진행하는 동안 누차 담당자를 호출하였고 그때마다 어느 특정한 한 직원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불려오는 것이었다.
아마도 이 특정인은 대부분의 사업에 깊게 관여되었던 모양이었다
필자도 근 십여 년간 건교부의 중앙설계심의위원과 여러 행정기관의 자문위원을 역임하면서 느껴온 바이지만 제대로 안한 일에는 별로 지적할 일이 없다.
반대로 열심히 많은 일을 수행하였을 경우에는 지적할 내용이 많아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일반인의 눈에는 지적을 안 받는 경우 일을 잘한 모양이라고 여겨지고 많은 지적을 받는 경우에는 무언가 크게 잘못된 것이 많은 것처럼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일상사이다.
따라서 공직사회에서 복지부동이란 말도 이를 근거로 태생하였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하여 진술서 내지 확인서는 대부분 전술한 특정직원이 모두 써야되는 정황이었고 이를 토대로 문책을 한다면 아마도 최소한 중징계를 면치 못할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감사관은 감사결과 양호라는 판정과 함께 해당 기관장에게 이 특정직원의 진급을 요청하는 서한을 남기고 총총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러한 감사는 공직사회에서 동화 같은 이야기가 될런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감사는 이러한 칭찬을 기본으로 한 정신에서 잘못을 지적하고 지도하는 감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일벌백계도 당연지사이겠지만 절대로 기본 정신의 훼손이 있어서는 안되리라.
주제가 너무 벗어난 듯 하나 남이 한일에 대하여 지적을 하라면 누구나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감사관 같은 칭찬을 하라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칭찬보다는 나무람에 익숙한 아이들은 남의 잘못된 일을 비판하는 쪽으로 익숙하게 된다.
따라서 자신만이 가장 잘난 사람이 되니 왕자병과 공주병에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작금의 사회의 병리현상으로 학교나 학부모의 가슴을 졸이게 하는 아이들의 왕따놀이는 어쩌면 예고된 병폐로 여겨진다.
세계적인 파브르의 곤충기가 칭찬에 의해서 달성되었다는 이야기는 별개라 하더라도 칭찬 때문에 칭찬으로 인해 변모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주변에 많이 산재해 있다. 칭찬은 많이 받아본 사람들만이 남을 칭찬하는 마음의 여유가 있다.
어려서부터 아니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칭찬을 아끼지 말자. 생활이 쪼들리더라도 따뜻한 인정들이 스며들 터이니.
이은학
한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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