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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하지 말아야 할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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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골프를 장려하고 스포츠로 활성화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양의 지형이 그 운동을 정당화한다. 넓은 초원에 잔디를 깔아 관리하지 않는다면, 그 땅은 황무지로 변하고 말 것이다.
사람이 스포츠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스포츠가 사람을 선택한 것이고, 그 스포츠는 초원의 관리차원에서 계획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어떠한가?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그리고 옆으로 돌아서도 산이요, 강이다.
이러한 지형에 골프장을 건설하려니 산을 깎아야 하고, 산을 깎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경관의 훼손은 물론, 장마철에는 홍수피해의 원인이 된다.
2년 전, 경기도 용인에서 골프장 건설로 발생한 산사태로 마을에 홍수가 나서 야단인데, 그 옆에서 당시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골프를 하였다 하여 화제가 되었다.
골프와 관련하여 눈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는 너무나 많다. 몇 주전에 북한 상선이 우리 해상으로 침범하였을 때, 국방부 장관을 비롯하여 군의 최고수뇌부들이, 북한 상선이 우리 해상으로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고도 골프를 계속하였다.
대학은 어떠한가? 대학에서 골프 연습장을 건설하겠다고 아름다운 산을 훼손하였다가 건설계획이 무산되자, 황폐하게 훼손된 상처가 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가?
며칠 전 보니,「환경친화적 골프장 건설」이라는 학술세미나 플래카드를 보았다.
어디 어느 곳에 언제 또 다시 산과 평야를 훼손하여 어떠한 형태로 자연파괴를 학술적으로(?) 정당화하는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것인가? 그것도 학술적이란(?) 이름으로.
골프 중독증이 심각하여 가장 마음이 아픈 사례도 있다. 자신의 부모 장례식이 치뤄지는 한창 중에 급한 약속이 있다 하고, 골프장에 가서 골프를 한 경우의 사람을 들어 알고 있다. 웃지 못할 서글픈 현실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불황타개와 신기술의 보급으로 대기업들이 줄줄이 감원바람이 불어 닥쳐 나라 전체가 걱정으로, 정부는 금리인하 등의 과감한 경제정책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요즈음의 노동현실은 어떠한가? 연일 파업으로 노동쟁의가 하루도 끝일 날이 없다. 국민들이 불안하다.
한국의 정치·경제·군사교육의 현 상황이 아주 불확실하다. 그것도 정치술책이라면 정치술책일 수 있겠다. 지금 모든 사회의 일각이 불안정하고, 국민들은 물론 행정관료나 군인들까지, 나라 전체가 불안하다.
이 불안함을 극복하기 위하여 너나 할 것 없이 골프를 한다. 열심히 일하여야 할 대낮에 밤일하는 사람들도 아니면서 골프를 한다. 낮에 열심히 운동하였으니, 밤에는 쉬어야 하지 않겠나?
꼭 재력이 겸비하여서 골프를 하는 것은 아니다. 능력이 없는 자신을 잊기 위하여서 라도 사람들은 골프를 한다.
그때 그것은 바로 마약이 하는 일과 똑같다.
우리가 잠시 어려운 상황을 잊는다고 하여, 그 어려운 상황이 우리가 잊고 있는 동안에 호전되는 것은 아니다.
남들이 일하는 대낮에 일하지 않고 골프장에 나아가 골프 하는 사람들, 그러고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 이들은 조직 폭력배와 다름없다. 골프는 밤일(?)하여서 먹고사는 사람들이나 하는 스포츠라는 중의가 모아져야 한다.
만일 골프가 마약과 같다면, 자제력을 조금이 나마 더 갖춘 사람들이 골프 치는 일을 자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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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복
연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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