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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결속의 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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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시각은 착잡하기만 하다.
국제 사회에서 일관성은 없는 것일까? 또 국제적 차원에서 발전 방향이란 것은 무엇인가 등등의 문제들을 생각해보게 한다.
왜냐하면 레이건 이후 국제 냉전 질서의 해체를 누구보다 주도해왔던 미국이 정권 변화 이후 우리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서 그다지 적극적인 것 같질 않고, 맥아더 미군정 이후 우리 보다 착실히 민주주의 문화를 다져가는 것 같던 일본도 역사 교과서 왜곡 사건을 통해 역사 발전 방향의 수레 바퀴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전세계가 추종했던 평화와 민주주의도 국익 앞에서 맥을 못추는 것일까? 아니면 그러한 이념조차도 국가적 패러다임의 하부 단위인가? 그래서 어떤 학자는 개인만큼 국가는 정직하지 못하고 국가간 경쟁만큼 치졸한 것은 없다고 했던가?
세계화를 모토로 내걸었던 문민 정부나 보편적 세계주의를 국가 좌표의 하나로 설정했던 국민의 정부에 있어서 우리 주변의 이러한 변화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세계화와 보편적 세계주의의 대세는 우리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무한 경쟁의 물결로 밀어닥치기 보다는 이미 차별화된 힘의 질서를 구축해놓은 상태에서 자유 경쟁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힘의 논리와 추세 속에서 우리는 한번쯤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한 질서에 편승할 것인가? 아니면 약소국가인 우리가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여 대승적 견지에서 세계 보편 평화주의로 나갈 것인가를.
이것은 비단 국가와 국가의 경우 뿐만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도 판단해볼 문제이다.
사실 이러한 집단 공모 또는 집단 부정직을 잘 간파하는 것은 집단 내부에 있는 구성원보다는 집단 밖에 있는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단 결속은 나름의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 구성원은 개인적으로 그러한 이데올로기에 대항할 여력이 별로 없다.
국가의 경우 국익이라든가, 민족주의라든가 하는 것들이 그것이고 회사의 경우 회사의 사활이 걸려 있다든가 하는 것으로, 그것이 가족이나 가문일 경우 가문의 명예등으로 중무장되어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거짓말도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장치로 무장되어 진실을 은폐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역사의 대세를 살펴보면 투명하지 않은 국가나 집단, 가문이 계속 명예와 권위를 누리는 것을 우리는 본 일이 없다.
오히려 그러한 공모나 부정직등은 일종의 강박 관념이나 열등감의 발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이 실로 우려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나 이라크의 도발적 행위라기보다는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또다시 혜성같이 떠오르는 중국의 힘인 것이고 일본이 실로 두려워하는 것은 아시아 패권 국가로서의 선두주자의 지위를 잃어버릴까하는 것등이다.
우리가 여기서 기대하는 것은 소위 내부고발자(whistle-blower)들의 정의의 함성인 것이다.
얼마전 열렸던 부시재단의 지원을 받는 텍사스 연구소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소리나 다나카 전 수상의 딸인 다나카 아키코 일본 외상이 역사 교과서 왜곡을 미친 짓으로 표현한 것등은 우리를 신선하게 한다.
이러한 소수의 목소리가 결국 역사를 순리로 이끄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김명숙
상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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