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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왜곡! 우리는 떳떳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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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 네 것이고 네 것이 내 것이다” 하면 막역한 우정이 되겠지만 “내 것은 본디 내 것이고, 네 것도 역시 내 것이다” 하면 좀 곤란해지는 것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것도 본래가 탐탁치 않은 것이지만, 요즈음은 “귀에 걸어도 귀걸이 코에 걸어도 귀걸이” 하는 식의 억지가 횡행한다.
개인간의 억지라면 웃어넘길 만도 하겠으나 국가간의 상호 이해, 그것도 양국간의 역사왜곡이라면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결단코 아니다.
일본은 종전을 전후해서 항상 역사의 망언을 일삼아 왔다. 우리가 아무리 “망언이니 고치시오” 해봐야 소용없다.
어느 일본 역사학자의 기고에 보면 역사가 아닌 우익의 망언이라 하는데, 이 소리에 그들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을 사람들이다.
그리고 결코 우익의 망언도 아니다. 왜냐하면 역사교과서가 일본정부의 문부성 검정을 통과하였다는 것은 일본인들이 그렇게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기 때문이다.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그 민족의 자긍심을 가르치는 것이다.
일본이 저렇게 역사를 왜곡시키면서까지 한민족보다 일본민족이 우수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언젠가 다시 한반도로 오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2000년 11월 5일 일본 역사학계는 자신들이 어떻게 역사를 조작했는지 생생히 보여줬다.
역사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 해석하는 수준을 넘어, 역사적 사실 자체를 조작하는 범죄행위나 다름없는 차원 높은 사기술(詐欺術)이었다.
궁성(宮城)현 가미타카모리 유적지에서 70만년 전 석기 31점을 발견했다는 발표로 일본의 고대사를 구석기까지 끌어올렸던 유적발굴이 실상은 날조였다는 이 사실은 고고학자인 후지무라 신이치 개인적인 차원의 조작으로 폄하해서는 안 된다.
일본 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해 그토록 침묵을 지키던 정부가 최상용 주일대사의 일시귀국 조치를 계기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듯한 양상이다. 국회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은 명백한 정신적 침략이자 외교적 도발”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왜곡된 일본 교과서의 수정이 단순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왜곡사건을 계기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정의가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 역사의 왜곡이 판을 치고 큰 소리를 치는 것이다.
찬란한 태양이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 어둠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러니 역사의 진실이 드러나게 되면 역사왜곡 같은 어두움은 자연 사라진다.
이제 진실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는 먼저 한일 고대사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우리의 고대사를 우리가 왜곡시키고 있으니 일본이 한일고대사를 왜곡시키는데 무슨 말이 필요한가.
식민사관에 의해 우리의 고대사가 곰과 호랑이의 신화로 철저히 왜곡되었다. 우리의 고대사를 신화가 아닌 실제의 고대사를 밝혀내어 우리 민족이 동아대륙을 통치한 민족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또한 근대사와 현대사에서도 우리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일은 없는가.
엘리트 검찰이 미루고, 당대의 언론이 눈감아주고, 우리 사이에 만연된 건망증이 덮어 준 그런 사건들 속에 널리 유포된 ‘카더라’식 유언비어를 확인하듯,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의 존재만 가정하고 끝나버린 역사적인 사건들을 사실적으로 재조명하여야 한다.
“역사가 증명해주겠지” 미루면 똑같은 잘못이 되풀이될 뿐이다.
우리가 바라는 역사의 교훈들,가까이는 제주 4.3 사건에서부터 IMF 환란위기까지 묻혀버린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 일본역사의 왜곡에 대응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은학
한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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