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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불안
2001년 01월 22일 (월)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20세기말부터 출렁거리기 시작하던 세계 경제의 파고는 21세기를 한 해 넘기고 나서도 여전하다.
그 혼란스러움은 단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가 다 그렇다. 그러나 가정과 국가의 체제의 유사성을 강조하여온 유교사상에서 보면 현재 국가가 추구하고 있는 이념은 한국의 전통에는 더욱 낯설다.
안정과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과 적의를 심화시키는 것이 현 사회가 추구하는 이념이다.

불안과 동요와 심려 속에 정신병환자를 양산하는 것인가? 어느 사회구성원이나 모두 불안하다.
정치학자들이 우리의 귀가 먹도록 외쳐대 이제는 식상한 말인, 한 국가가 독재와 전제의 횡포를 위하여 사회불안을 조장한다는 그러한 정치술수로 이렇게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인가?
아니면, 어느 사이비 종교집단이 풀어놓은 악마의 소행에 우리들이 휘말려 있는 것인가?

한 해를 시작하고 이제 1월도 마지막을 향하여 달려가는 시점에서, 우리는 이 한 해 어떠한 희망을 가지고 있는가? 희망보다는 걱정과 불안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일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면 계속하여 살아야 할 의미는 무엇이며, 그러한 사고를 지니도록 유도한 책임은 누가 떠맡아야 할 것인가?
종교가 구원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 구원의 목소리는 국가의 이념에 의존하게 된다. 그렇게 19세기말에 사회주의가 탄생한 것이 아닌가? 21세기 우리는 어디로부터 흘러나오는 구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인가? 희망의 목소리는 있기는 있는 것인가?

19세기 중반부터 종교가 줄 수 없는 구원의 목소리를 문학이 대신하여야 한다고 영국의 비평가이며 시인인 아놀드는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20세기초 1,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많은 인명들이 손실된 것을 보면, 당시의 문학이 구원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는 못하였다.
종교가들이 그렇다고, 이들 문학가들에 대하여 조소할 것도 못된다.
기독교 역사는 2000년하고 1년을 넘기도록 인류를 불안과 고통으로부터 구원하지 못한 것이 사실 아닌가? 구원의 역사는 종교가들의 말처럼,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신만이 아는 사실이니 겸손하게 그 날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19세기 초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키이츠는 242행의 아주 아름다운 시 한편을 썼다. 그 시의 제목은 ‘조그만 언덕에 올라 까치발을 하고 섰다’이다.
이 시는 시인이 달빛이 아름답게 비추는 언덕에 올라,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하여 달을 쳐다보는데, 그것도 모자라 까치발(tiptoe)을 들고 달을 바라보는 모양을 시로 표현한 것이다. 흥미 있는 것은 이 까치발이란 영어의 tiptoe라는 표현이다. 영어에 ‘tipping point’라는 말이 있다. 도약이나 전환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바로 티핑 포인트이다.
사실 키이츠가 영혼의 까치발을 들고 달을 쳐다볼 때, 바로 그 순간은 그의 삶의 새로운 비전이 일어나는 티핑 포인트였다.

우리는 모두 2000년이 시작하면서, 그리고 2001년이 시작하면서 모두 까치발을 들고 우리의 삶의 티핑 포인트를 맞이하기 위하여 영혼의 까치발을 들고 한 해를 맞이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숨을 멎고, 새해의 첫날이 밝아오는 그 순간의 소리에, 어느 누가 희망의 비전을 보았을까?

나이가 든 기성세대는 그렇다하더라도, 이 젊은 세대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지는 못할 망정, 불안을 안겨주지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독자성을 상실하고, 정치에 휘말려 비틀거리는 경제의 현실에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희망과 소망을 안겨주는 그런 일들이 무엇일까 생각하여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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