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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동의 당위성 훼손 우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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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투데이 12월 4일자 여론광장 ‘여성운동은 가정에서 부터 전개하라’를 읽고
이 남 숙
원주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지난 12월 4일자 원주투데이 여론광장에 실린 박찬언씨의 글을 읽고 심히 유감스러움을 느낀다. 우선 그의 글에서는 말하고자 하는 논지가 무엇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얼마 전 그가 의뢰받았던 강연회의 제목이 현실감이 없었다는 일부여론에 대한 자기변론을 하고 싶어서 그토록 긴 글을 올린 것인지, 아니면 지금 전개되고 있는 여성운동의 양상들이 마음에 안든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역사바로세우기’ 운동본부에서 일제의 식민적 역사와의 고리끊기를 위한 상징적 움직임의 일환으로 벌였던 중앙청 철거운동에 대한 불만스러움을 말하고자 주변장치를 그렇게 번잡스럽게 한 것인지, 그도 아니면 고려시대의 한국여성들이 누렸던 제도적 권리와 평등했던 문화들을 지금이라도 회복하여 여성들이 당당하게 살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서 쓴 글인지, 도대체 의도가 명확하지 않다.
더욱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의 이러한 중심 없는 따라서 설득력을 상실해 버린 논지의 글이,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여성운동 전체의 당위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줄수도 있는 바, 한 개인의 이름으로 특정 상황에 따른 의견개진을 한 것이었으면 모르지만 ‘원주투데이 편집인’이라는 대표성을 걸고 실었다는 데 있다.
… 중략 …
지금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 여성운동들은 가정을 포함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차별적 구조들을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이고, 그 속에서 시대적 상황과 요구에 따라 무게중심이 실려서 드러나는 문제들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할 때, 인간은 하나를 전체로 치부해 버리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데, 박찬언씨의 여성운동에 대한 견해 역시 그러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구국운동과 고려시대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를 피력하면서 ‘가정으로의 복귀(필자에게는 가정에서 여성운동 시작하라는 박찬언씨의 글이 이렇게 울린다)’로 글을 맺는 것은 도대체 어떤 개연성을 가지는 것인지….
박찬언씨는, 여성들이 가정에서 고정된 성역할 개념을 변화시키고자 하고, 사회활동에 참여하고자 남편과의 대화를 시도하고자 하고, 자녀양육에 남편이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구타로 얼룩진 삶을 회복시켜보고자 상담소 문을 두드리고, 부부간의 단절된 대화를 열어보는 방법을 찾아보려 고민하고, 보다 즐거운 부부 성관계를 위해 고민하고, 자녀 교육문제에 고민하고 하는 등등. 일련의 움직임들이 우리가 애쓰는 가정으로부터의 여성운동이라고 말한다면 그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음을 인정할까? 여성운동에 대한 그의 ‘깊이없는 이해’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의 글이 진정 여성운동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가 될 수 있으려면 적어도 보다 확장된 현실감각이 필요하리라 본다.
(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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