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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서신문 9월 28일자 이용욱씨의 주장에 대한 반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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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이 신라의 대장군이란
기록은 삼국사기 어디에도 없다”
“견훤은 892년 대내적으로 왕을 자칭”
원주시사 4절 “후삼국의 태동과 양길의 북원”에 대한 이용욱씨의 질의에 대해 답한다.
첫째 이씨는 “신라에는 비장(悲壯)이란 관직은 없다.
다만 견훤은 서해에서 도적을 막는 비장 (裨將)이란 직관제도의 벼슬을 받았다.
지금의 참모장격으로 한지역을 다스리는 대장군에 해당한다”고 지적하였다. 신라뿐 아니라 어느나라에도 비장(悲壯)이란 관직명은 있을 수 없다.
비장이란 단어는 주로 ‘비장한’ ‘비장하게’등의 형용어나 부사어로서 관직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누가 보아도 컴퓨터 한자찾기에서의 오타였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의 실수를 인정한다.
그런데 이씨가 한지역을 다스리는 대장군이라고 한 비장은 삼국사기에 여섯 번 나타나는데, 모두가 장군을 보좌하는 막료들이다. 원래 비장은 한나라때 비롯된 것으로 감사·병사·수령·장군을 수행하는 보좌관 또는 참모와 같은 것으로 한지역을 다스릴 수도, 대장군일 수도 없음은 물론이다.
삼국사기 직관지에는 비장이란 관직은 없다.
둘째, 필자가 견훤이 무진주를 점령(892년)한 후를 가리켜 “이때에 스스로 왕을 칭하였던 때였다”고 한것에 대해 이씨는 “견훤이 왕으로 칭하던 때가 892년이 아니라 900년이후로 보는게 마땅하다”고 지적하였는데, 삼국사기 열전에는 892년에 ‘自王’이라하여 스스로 왕이 되었으나 대외적으로는 왕을 칭하지 못하였다는 내용이 있고, 年表下 23에는 “眞聖王 六年(892년)後百濟甄萱自稱王”이라 하여 스스로 王을 칭했음이 기록되어있다.
효공왕(孝恭王)4년(900년)은 “遂自稱後百濟王”이라하여 후백제왕을 자칭하고, 이를 대외에 천명했음을 의미한다.
즉 892년은 견훤이 대내적으로 왕을 자칭한 것이고, 902년에는 이를 대외에 선포한 것이다.
셋째, 필자가 드라마 태조 왕건에 등장하기도 하는 세달사의 위치를 영월의 흥교사(興敎寺)에 비정 한 것에 대해 이씨는 “사찰사기 삼국유사 동국여지승람등 여러 문헌을 통해 볼 때 세달사는 경기도 개풍군에 있었던 사찰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사찰사기라는 책은 불교사 전공자들도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책으로 신빙할 수 있거나 인용할 만한 책이 못되며, 삼국유사 동국여지승람에는 세달사(世達寺)란 용어 자체가 없다.
다만 삼국유사에 세달사의 오기인 세규사(世逵寺)가 나오는데, 세규사의 장원이 있었던 명주 내리군은 일연의 주석에 의하면 내성군(영월)으로 볼 수 있다.
원래 세달사는 삼국사기 궁예전에서 김부식이 흥교사로 비정하였다. 흥교사는 경기도 개풍군(현 황해도)과 강원도 영월(흥월리 흥교분교 터)에 흥교사가 있어 혼동되어 왔다.
1970년대에 이병도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번역하면서 흥교사를 경기도 개풍군으로 주석을 달아놓았는데, 이용욱씨는 아마 이를 보고 흥교사 즉 세달사의 위치를 개풍군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한데, 이병도씨의 생각일 뿐이지 정설 또는 사실이 아니다.
삼국유사에서 세달사의 오기로 보이는 세규사의 위치인 내리군을 내성군(영월)으로 볼 수 있다는 점과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에 있는 흥령사 징효대사탑비의 건립(944년)에 참여한 영월 세달촌주(世達村主)의 기록을 보거나, 궁예의 탈출장소인 경주와의 거리를 고려할 때 영월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씨는 또한 “양길은 신라말기에 30여성주를 거느리고 신라를 지키다 일생을 마친 신라의 대장군일 뿐이다”라고 하였는데, 양길에 관한 기록은 오직 삼국사기에 세 번(단어수 6회) 나오는데 양길이 신라의 대장군은 커녕 신라의 성을 빼앗은 것 이외에 신라와 관계되는 어떤 기록도 없다.
이용욱씨가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의문점에 대해 먼저 필자와 상의하는 것이 예의로 생각하며, 언론에 기재는 정확한 지식을 갖춘 후에 하는 것이 독자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상식이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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