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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기농 직거래 현장을 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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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작목 생산 안정적 소득 … 주포1리 주민 12명 일본견학
새농촌건설운동을 하고 있는 우리 마을에 선진지를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예장생협에서 주최하는 ‘국내외 선진 유기농 직거래 현장 견학’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3~4명 정도 참여하면 많이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마을 주민들에게 이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런데 반응은 예상외로 많았다. 모두 12명이 참여하게 된 것이다. 매우 고무적이었다.
우리는 지난달 24일 아침8시에 대절한 버스를 타고 진주로 향했다. 진주로 가는 중간에 영주에서 유기농사를 짓고 있는 일행과 합류했다.
영주에서 사과 농사와 벼농사 그리고 밭농사를 유기농으로 실천하고 있는 젊은 농민들이었다. 그들은 지역의 이름을 따서 ‘안정사랑’이라는 모임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함께 진주에서 태평농법으로 유기농을 실천하고 있는 이영문씨의 농장을 견학하고 강의를 들었다. 무경운, 무농약, 무제초, 무비료 즉 4가지의 무(無)를 통해 가장 자연친화적이고 생태적인 농사를 짓고 있는 분이었다.
드디어 우리 일행은 부산에 도착했다. 화요일 아침 부산의 유명한 태종대를 돌아보고 오사카로 향하는 페리호에 승선했다. 바다는 아름다웠고 점점이 떠있는 섬들은 일본 땅이 우리와 얼마나 가까운가를 보여주었다. 일본의 내해(內海)를 밤새도록 지나 수요일 오전10시에 오사카항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우리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고베생협을 방문했다.
1년 매출이 3조엔에 달하고 과거 고베 대지진 당시 가장 모범적인 복구와 협동을 보여준 곳이었다.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서로 협동으로 상생(相生)의 길을 가는 고베의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자연친화적이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한 형제임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우리 일행은 발길을 돌려 효고현에 있는 유기농연구회 회원 농가를 방문했다. 3대가 함께 살고 있는 그들은 비록 경제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직접 퇴비를 발효시켜서 만들고 그렇게 만든 퇴비를 이용해서 약 50여가지의 채소를 서로 공생하도록 섞어가면서 재배를 했다.
시기에 따라 지속적으로 채소를 출하하고 어느 한 작목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작목을 통해 생산의 안전한 균형을 유지하는 농사였다.
또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작물과 작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생태적인 농사를 짓는 그 분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주었다.
우리는 오사카로 돌아오는 길에 ‘신토불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는 삼전시 단위농협과 매장을 견학했다. 그 단위농협은 생산자들의 농산물을 직판하는 시스템으로 생산농가 생산품의 60%를 소비자와 직거래할 수 있도록 모든 매장과 체계를 갖추어 놓았다. 농협의 직원들은 생산자에게 최대한의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조합장의 설명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목요일 우리 일행은 고베 도시생활협동조합 매장을 방문했다. 매장은 백화점과 같은 매우 큰 규모의 시설이었다. 도시 소비자들은 이 매장을 통해 생산자를 만나고 또한 공동으로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즉 협동과 신뢰를 통해 안전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매장 견학을 마치고 ‘행복의 마을’에서 온천욕을 즐긴 후 「공업사회의 붕괴」라는 저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치다 다카시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인류의 미래가 이제 농(農)적인 삶을 통해 그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농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큰 도전을 던져주었다. 그리고 이틀 동안 일본에서 만난 사람들과 만찬교류회를 가지며 친교를 나누었다.
금요일 아침 우리는 두 팀으로 나누어 야기시에 있는 바이오 에콜로지센타를 방문했다. 그 곳은 가축분뇨를 퇴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이용하여 에너지로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곳이었다. 다른 한 팀은 오사카의 유명한 오사카성을 관람했다. 오사카성은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를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성(城)이었다. 과거 역사의 한 장면을 보며 우리는 일본에서의 일정을 마감했다.
짧은 기간 동안 겉모습을 본 것 같았지만 철저하게 절약하고 협동하며 타인을 존중하는 일본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5박6일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무사히 황산마을로 돌아와 내일의 농사를 시작했다.
손주완(귀래면 주포1리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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