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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주인이 되는 공동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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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기 복 목사(원주밥상공동체 대표)
98년 4월, 6.25이후 최대 국난이라 일컫는 IMF경제한파를 맞으며 원주천 쌍다리 밑에서 밥을 푸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은 반신반의하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다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분은 식기와 앞치마를 준비해 주시고, 시민들과 교회 성도들은 자원봉사자로 나서주는가 하면, 집기보관을 위해 콘테이너도 기증해 주시고, 한희식품에서는 4개월간 100명분의 맛깔스러운 식사를 지원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밥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말 도움과 봉사해 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헛되게 할 수 없고 더더욱 성직자로서 어려운 이웃을 외면할 수 없어 고진감래(苦盡甘來)속에 열심히 봉사해 왔습니다. 바로 이런 우직함과 억척스러움이 밥상의 동력이 되어 어느새 5년으로 접어들면서 22만 명의 식구들이 희망의 수저를 들고 400명의 실업자가 일터를 찾게되고 100명의 노숙자들이 사회에 복귀했습니다.
또한 1천400여 가정의 재가서비스, 취약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학습지도·생활비·용돈지원, 무료집수리 150가구, 강원도내 최초 노숙자쉼터 개원, 강원도실업대책시민연대 출범, 기초생활보장법 추진운동 전개, 빈곤층 자활지원을 위한 원주 자활후견기관 필요성 역설, 자활일터인 보물(고물)상·옷사랑녹색장터·구두대학·간이포장마차 출범등 마치 유대인을 구출하기 위하여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처럼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일부 행정기관의 잘못된 이해, 균형잃은 복지행정등 가슴을 아프게 하는 요인들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목련꽃보다 더 활짝 핀 열린 마음을 갖은 사람들에 의해 밥상은 소외계층의 ‘희망’ 그 자체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특히 남루한 비닐막사이지만 급식소에 모여 찬송도 하고 소망을 가지면서 믿음을 갖고 새사람으로 거듭나 자립·자활하는데 동력(動力)을 얻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제 가슴은 마냥 환희로 가득 차 오릅니다.
그러나 ‘된 것보다 될 것’을 바라보며 겸손히 옷깃을 여민 채 빈곤층의 얼이 새겨진 쌍다리 둔치를 바라보며 4년전의 밥상을 잊지 않으려 노력해 봅니다. 그리고 빈곤층이 바라고 소원하는 「무료목욕탕, 진료실, 문화공간, 나그네쉼터, 노인공동작업장」등을 마련하여 이곳을 통해 힘없고 나약한 사람들도 정말 보란 듯이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자활공동체를 세워나가고자 지난해 5월부터 「그들이 주인되는 공동체」건립을 위한 「밥상 희망천사」1천4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일을 위해 다시 어렵고 고된 길을 가야되지만 ‘재를 뒤집어쓰고’ 라도 빈곤층과 힘없는 사람들에게 사랑·자립·자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그들이주인되는 공동체」가 원주땅에 세워질 수 있다면 저는 그것을 보람과 행복으로 알고 그 길을 가려합니다.
다시 한번 사랑을 모아주시고 ‘된 것보다 될 것을 바라보며’ 함께 사랑의 행진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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