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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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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희 웅 (지정중학교
이 이야기는 발빠른 것을 자만하고 잠든 토끼를 꾸준히 달린 거북이가 이겼다는 이솝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데 민족이나 문화권에 따라 각기 해석을 달리하고 있어 흥미롭다.
스위스에서는 물에서 사는 동물과 육지에서 사는 동물과 경주시킨다는 것 자체가 부당하고 공정치 못한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으며, 미국의 일부에서는 자만하고 잠들어 버린 토끼가 나쁜 것이 아니라 깨우지 않고 그 곁을 지나쳐 경쟁자 없는 승리를 쟁취한 것은 불공정하고 비겁한 것으로 가르치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의 카메룬에서는 경주를 갖기로 한 날 거북이는 여러 거북이들을 모아 놓고 달리는 코스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숨어 있다가 토끼가 물으면, “바로 뒤 따라온다”고 말해라고 하여 토끼를 과속하게 하고 기력을 잃게 하고 골인 직전에 기절시켜 승리한다고 가르친다.
한편 북한에서는 무산계급을 착취하여 비대해진 자본가나 약소국가를 침범하여 비대해진 자본주의가 스스로를 과신하고 도중에 잠들어 지고 마는 토끼로 비유하고 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1940년 초의 창가장(일제시대의 음악공책)에는 기원철, 천장절, 전우가, 조선청년가, 반도청년가, 위문대, 만주국 신국가, 일본어머니 노래등의 노래 가사가 있는데 이 속에는 「토끼와 거북이」란 노래가 들어 있어 흥미롭다.
1.여보여보 거북님 내말들어보
천지지간 동물중에 네발가지고
저갓치 느린거름 처음보아라
이상칸 흐내거름 엇지그런가.
2.여보여보 토키님 무슨말인가
그러하면 나하고 경주하리나
여긔서 바로떠나 저산까지에
누구나 먼저가나 내기해보세.
3.아모리 저거북이 속히거라도
밤까지 걸일거니 잠간감지고
천천이 가드라도 저못밋출까
콜콜또 콜콜토키 코곤다
4.아차차 너무잣다 어서가보자
깡똥깡똥 또깡통 토키 닷는다
거북은 쉬지안코 먼저갓도다
자랑하는 토키는 어이는젓다.
일본은 우리 민족을 억압으로 통치하면서, 우리 민족의 진취적 기상을 누르기 위하여 한반도의 모습을 연약한 ‘토끼’로 비유하였다. 특히 일본 지리학자 고토는 한국의 지형을 토끼 형상이라고 억지 주장하였다. 위 노래의 가사도 아주 평범한 것 같지만 일본이 우리나라 한반도를 토끼형태로 간주한 것을 생각해 보면 그들의 의도를 쉽게 읽어 낼 수 있다. 즉 재간을 믿고 노력을 게을리하는 한국인(토끼)보다 재간이 없어도 꾸준히 노력하는 일본이 결국 이긴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런 숨어있는 뜻을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주입시키고자 부르게 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실로 무서운 나라가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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