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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회비의 두 얼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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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낸 적십자회비 중 일부가 관련 공무원이나 통·반장에게 지원된다고 한다. 업무지원비 명목이다.
적십자회비 납부용 지로용지를 나눠주느라 수고한데 대한 보상적 차원으로 보여진다. 전체 모금액의 4%라니 많은 금액은 아니다. 지난해 원주시는 2억6천만원을 모금, 업무지원비로 1천만원을 받았다. 문제는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라고 낸 성금을 모금 실적에 따라 나눠줬다는데 있다. 업무지원비라고 하지만 인센티브나 다를 게 없다. 적십자 회비는 이웃을 돕는데 사용되는 만큼 모금을 위한 행위 또한 봉사활동으로 봐야한다.
매년 연말이면 언론사들은 이웃돕기 성금모금을 펼친다. 방송사는 특별방송 프로그램까지 편성하는 등 성금 모금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이렇게 모은 성금은 전액 공동모금회로 전달된다.
그러나 공동모금회에서 모금하느라 수고했다고 인센티브를 주지는 않는다. 신문이나 방송이 인력과 경비를 들이면서 성금모금을 하는 것은 성금이 공익적 목적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적십자회비라고 달라야 할 이유는 없다. 적십자회비 납부를 지원하는 일이 공무원이나 통·반장의 고유 업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공익적 목적을 위한 일이므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잘못은 대한적십자사에 있다. 적십자회비는 1952년부터 시작됐다. 성금이라기보다 준조세적 성격이 강했다. 90년까지는 공무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회비를 징수(?)했기 때문에 성금모금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91년부터는 통·반장 업무로 전환됐고, 2000년부터는 지로로 납부하게 되면서 납부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강제성을 띠다가 자율적인 모금형태로 전환된 결과다. 하지만 자발적 모금으로 진행되는 이웃돕기 성금은 원주의 경우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납부율 감소가 징수방법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대한적십자사는 관에 의존해 인센티브나 주면서 손쉽게 모금하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들에게 적십자활동의 중요성을 적극 홍보해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회비’나 ‘납부’라는 단어사용도 버려야 한다. 회비는 회원이 의무적으로 내는 돈이다. 납부역시 세금이나 과태료 등을 낼 때 사용되는 용어다.
우리나라는 전쟁을 거치면서 세계적십자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제는 우리보다 어려운 나라를 위해 도움을 베풀어야 할 위치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십자활동을 위한 성금모금은 오히려 늘어나야 한다.
대한적십자사가 새로 태어나길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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