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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후보 검증의 한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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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누구에게 투표할지 생각을 정리해야 할 시점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권자의 70%는 이미 지지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도 30%는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이들은 어떤 기준으로 국민의 신성한 권리를 행사하게 될까. 또한 이미 지지후보를 정한 사람들은 어떤 잣대로 선택했을까 궁금하다.
일반적으로 보면 정치적 소견이 뚜렷한 사람들은 후보 개인 보다는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높다. 그 외의 사람들은 인물을 보고, 정당을 감안해 결정한다. 정치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은 마땅히 지지할 후보가 없을 경우 투표 자체를 포기한다. 문제는 현재의 선거 방법으로는 후보자의 능력이나 인물 됨됨이를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선거를 치루기 위해서는 후보 검증에 대한 충분한 자료가 제시돼야 한다. 이번 선거는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합동연설회 대신 TV토론이 실시되고 있다. 동원된 청중이 대부분인 합동연설회를 폐지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TV토론 또한 후보 검증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주까지 원주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총선후보들의 TV토론이 진행됐다. 하지만 토론회를 시청한 시민들은 후보들의 말 재주를 확인한 것 외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제한된 시간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통해 후보자의 능력이나 자질을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토론회를 심야시간대에 방영하는 것도 문제다.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밤잠을 설쳐가면서까지 토론회를 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돈 안 드는 미디어 선거를 생각했다면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 토론회를 진행했어야 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것이다. 개정된 선거법은 120일까지 기간을 늘렸지만 개정이 늦어져 선거운동 기간이 30일 정도밖에 확보되지 못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앞으로 있을 TV토론과 선거공보물 등에 의존해 후보자를 검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은 TV토론만이라도 시간대를 앞당겨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후보자의 정치적 소견이나 정책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질문을 개발해 토론의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는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치러지는 선거이다. 정치인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신성하게 행사하는 시민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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