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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을 보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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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이란 표현이 모자랄 정도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계미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는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로 서민경제가 그 뿌리째 흔들릴 만큼 모두가 어려움을 겪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힘들다’ ‘죽겠다’는 말뿐이고 여유와 웃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제 이 어둡고 암울했던 한 해를 정리하고 갑신년 새해를 희망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문제들을 되짚어 보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올 한해 원주는 각종 비리와 이해집단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도덕의 상징이어야 할 원주향교가 재판부에 의해 범법집단으로 지목 받은 것이나, 케이블TV 원주방송 유덕무 전 대표가 원주방송을 인수해 되파는 과정에서 수십억원을 횡령해 구속된 사건은 원주시민의 자존심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향교를 바로 세우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지역인사들의 잘못된 처신에 경종을 울려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허술한 조직 체계로 인해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공무원이 공금을 유용한 사건이나 의회 내에서 재떨이를 던지고 기업체 로비를 도와준 두 시의원의 행태는 공무원과 시의원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새해에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시스템을 강화해야할 것이다.
고교평준화 문제는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이해집단간 소모적 갈등을 촉발했다.
막판에 비평준화 유지로 결정 났지만 평준화를 요구했던 전교조 교사 등이 단식이라는 극단적 투쟁을 시작해 미해결 과제로 해를 넘기고 있다.
내부문제로 시작된 상애원 노사 대립도 장기화되면서 지역사회를 갈등 분위기로 몰고 가는데 일조 했으나 연말에 대화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이외에도 원주국민체육센터 내 수영장 레인 길이를 둘러싼 논쟁, 화장장 이전부지 선정 문제, 중앙선 복선전철의 무실동 통과구간 주민 반발 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그러나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창단 이후 첫 우승으로 시민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안겨준 TG농구단의 연승 행진이다.
TG의 파이팅은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로 주눅이 들어버린 서민들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되고 있다.
이제 3일만 지나면 2003년도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잠시라도 내 이웃의 어려움을 돌아보면서 새해를 설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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