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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향교 바로 세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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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황경학 재판장은 원주향교를 신랄한 어조로 비판했다. 권형준 원주향교 전교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있었던 일이다.
황 재판장은 판결에 앞서 ‘나쁜 사람들의 집단’ ‘법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는 등의 극단적 표현까지 써가며 원주향교를 질타했다. 이날 권 전교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석에서 나온 말이라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역대 전교 4명이 줄줄이 사법처리 되다보니 유림은 물론 시민들도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이 보도를 접한 시민들은 한결같이 ‘도덕의 상징인 향교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부끄럽다’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그럼에도 원주향교의 유림들은 원주향교가 처한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원주향교가 이 지경에 이른 가장 큰 책임은 역대 전교에게 있겠지만 그 과정에 함께 했던 장의와 유림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때문에 전교의 유죄 판결과 원주시민을 참담하게 만든 데 대해 엎드려 사과했어야 한다. 그러나 판결이 있은 지 열흘이 지나도록 사과 성명은 고사하고 자기 반성의 모습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향교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들을 종합해 보면 오히려 기득권 유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원주향교 문제는 유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주 문화계와 원주시민 모두의 문제이다. 시민들은 정신적 지주로서 존경의 대상이 돼야할 향교가 범법집단으로 지탄을 받고있다는 사실에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원주향교는 이제라도 현실을 올바로 직시해야 한다. 또한 시민 모두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향교 개혁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향교를 걱정하는 지역인사들은 향교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외부 인사들이 대거 유입돼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의 장의와 유림들은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했고 새로운 인물들이 개혁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더라도 그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향교 내부는 향교 개혁보다는 후임 전교 선출 등 기득권 유지에 더 관심을 보이는 등 지역사회 여론을 외면하고 있다.
원주향교가 지역여론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뜻대로 이끌어갈 경우 지역사회가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시민들의 지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땅에 떨어진 향교의 위상 또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장의와 유림이 진심으로 원주향교를 걱정한다면 ‘생즉사 사즉생’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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