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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와 의회의 바람직한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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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의 양 수레바퀴라고 할 수 있는 집행부와 의회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것일까?
실질적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8년이 흘렀지만 모두가 끄덕일 수 있는 관계정립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체장과 시의원은 서로의 역할은 다르지만 도시를 발전시키고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는 공동운명체이다. 따라서 집행부와 의회의 바람직한 관계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의회에서 집행부가 하는 일을 사사건건 물고 늘어질 경우 자칫 시정을 가로막을 수 있으며, 집행부의 잘못된 판단을 찾아내지 못하고 대충 넘어가면 시민 전체에게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원주시의회는 지난주 추경예산을 심의하면서 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용역비 전액을 삭감했다. 집행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려고 했던 도시공사 설립을 사실상 무산시킨 것이다. 의원들이 도시공사 설립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강원개발공사 등 많은 공사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공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도시공사 설립 추진을 중단시킨 의회의 결정이 잘한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결정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의회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는가에 대해서는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도시공사 설립 문제는 집행부와 의회가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교환했던 사안이다. 당시 의원들 대부분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간단한 사안이 아닌 만큼 철저한 검토를 통해 재검증하는 작업을 거쳤어야 한다.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는 공사의 운영실태를 철저히 분석해 보고 대안은 없는지 따져본 후 집행부가 제시한 정책의 불합리성을 지적해야 한다.
또한 공사를 설립하려는 목적이 지방재정 확충이라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이므로 집행부와 함께 이 문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현장 조사를 실시하는 등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
집행부도 마찬가지다. 의원들이 반대해 못했다고 핑계를 댈 생각이 아니었다면 간담회 이후 의원들의 부정적 생각을 바꾸기 위해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끈질기게 설득했어야 한다.
집행부와 의회가 자신의 논리만을 내세운다면 지방자치는 발전하기 어렵다.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어야 생산적이고 성숙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의원들이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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