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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칼럼] ‘우리 땅’ 미군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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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2월 20일부터 23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최된 반전·평화연대를 위한 국제행사에 한국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다.
주요 행사는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임대기간 종료에 따라 열린 일본정부와 오키나와 지주들이 벌인 1차 공개심리 방청이었는데, 97년도는 자치단체 오키나와와 미군이 계약한 임대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이라 이후 계속 임대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가 여러 차례 심리를 하는 중이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미군이 주둔한 경우인데 패전국임에도 불구하고 미군기지 임대기간을 설정하고 기지내의 땅주인이 임대료를 받고 있었다.
패전국인 일본도 임대기한을 설정하고 임대료를 징수하는데, 임대료도 없이 무기한 기지를 내줘야하는 우리의 현실, 우리 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권리를 전혀 행사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미군기지 상황에 속앓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요즘음 원주에서도 미군기지가 생긴지 50여년만에 새로운 기운이 일고 있다. 작년 미군기지 수도요금 체납사건과 폐유 방류 의혹 사건을 계기로 우리땅 미군기지 되찾기 원주시민모임이 활동하면서 이제는 미약하나마 우리땅인 미군기지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이면 캠프롱 앞에서 열리는 집회와 경적을 울리고 손을 흔들며 호응해주는 시민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원주에서 미군기지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환경의 문제다.
캠프이글이 상수원 보호지역에 위치해 있어 원주시민들이 마시는 수돗물에 항상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
또 하나는 캠프롱의 헬기착륙이다. 헬기착륙장이 민가와 200여미터를 사이에 두고 있어 헬기가 이착륙할 때마다 생기는 소음과 먼지등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에는 헬기 착륙시 지붕이 날아가고 지붕의 파편에 개가 맞아 죽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 미군측의 대응은 미8군에서 전화를 걸어와 피해보상액 8만원을 1년 후에 줄테니 자세한 개요와 사진등을 보내라는 이야기였다. 지붕이 날아가고 개가 죽었는데 8만원이라니… 귀찮게 서류 준비 안하고 그냥 안받겠다며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또 얼마 전에는 항아리 뚜껑이 날아가 3만원짜리 뚜껑을 여러개 새로 사왔다며 속상해 죽겠다는 하소연을 듣기도 했다. 계속되는 여러 피해에도 어디 가서 하소연 한마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에서 얘기한 임대료는 고사하고 직접적으로 받는 피해에도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이다.
원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0%의 시민이 미군기지는 반환되어야 하며, 반환 후에는 시민공원이나 문화예술공간등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제는 우리땅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만 한다. 미국의 안보와 이익을 위해 주둔하는 미군기지에 대해 정확하게 우리의 땅임을 주장하고 우리 땅에 대한 사용료 징수와 임대기한을 설정하는 일부터 시작하고, 임대기한 만료 후에는 원주시민의 요구에 따라 미군기지 반환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미군기지는 미군이 필요에 의해 잠시 빌려 사용하는 것일 뿐 ‘우리의 땅’이다.
김 수 정
(원주참여자치시민센터 사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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