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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정신을 이어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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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 어른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고 문창모 박사가 오늘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96년의 긴 생을 한결같이 남을 위해 봉사하고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랑으로 일관했던 그의 삶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정부도 그의 숭고한 삶을 기리기 위해 민간인으로는 받기 힘든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키로 했다. 원주시는 고인이 지역사회에 끼친 공로를 인정해 원주에서는 처음으로 사회장으로 선포했고 강원도도 처음으로 강원도 공로기장을 추서키로 했다.
언론도 ‘한국의 슈바이처’가 타계 했다며 그의 일생을 특집으로 다루거나 크게 보도했다. 이러한 사실만봐도 고인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그는 무려 64년 동안이나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문을 열어놓고 아픈사람을 치료한 의사이다. 의사를 하나님이 자신에게 준 사명으로 알았던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었다. 돈이 없는 환자는 치료비를 받기 보다는 오히려 차비를 줘서 보내는 일이 허다 했다. 그래서 생전에 고인이 운영했던 이비인후과에는 가난한 환자들이 많이 찾아 왔다고 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우리나라에 크리스마스실을 첫 발행한 주역이었고, 한센스 환자 집단촌과 맹인촌을 20여년간 운영했으며 적십자, 국제로타리 활동등 우리나라 사회사업을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4월 고인이 고령으로 몸이 쇠약해져 병원문을 닫게 되자 도하 언론들은 그를 ‘한국의 슈바이처’로 부르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그의 삶에 비춰볼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인이 많은 사람들로 부터 존경을 받은 것은 그의 실천적 삶에서 비롯된다. 종이 한장까지도 버리는 일이 없는 근검절약, 일제시대때 부터 일관돼 온 나라사랑의 마음,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신앙과 생활이 유리되지 않았던 삶이 그의 모습이다. 말년에는 사는게 어려워 주위에서 도움을 주었다고 하니 더 말해서 무엇하랴.
그의 죽음 앞에 선 많은 사람들이 문창모 박사를 이 시대에 지표로 삼을 만한 분으로 평가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인은 지난해 더이상 인술을 펼칠 수 없게 되자 “눈을 감을 때까지 진료를 하는게 소원이었다”며 눈물을 글썽였었다. 이제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더이상 돕지 못하는 걸 아쉬워 하며 우리 곁을 떠났다. 남은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고인이 못다한 이웃사랑을 우리모두가 함께 실천하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은 죽은뒤에 그 이름이 더 빛나는 법이다.
그의 철학과 실천적 삶을 기리고 원주의 정신으로 이어가자. 이를 위해 기념사업회를 만드는등 지역사회 차원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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