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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동 890번지 주민들이 보여준 교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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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 단계동 890번지 일대 주민들이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실시한 ‘지역사회 주민자치 활동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지난 4월 주민들 스스로 ‘살고싶은 마을’을 만들자고 결의하고 추진위를 결성, 마을내 문제점을 점검한뒤 건의서를 만들어 원주시에 제출한 바 있다.
본보는 당시 선진국형 주민자치의 물꼬를 마련했다고 크게 보도했었다. 이들의 행동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정치인이나 시민단체가 아닌 평범한 주부들에 의해 시작됐기 때문이었다. 또한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사무소와는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건의한 내용은 어린이 통학로에 인도 설치, 마을 골목길 주변에 쌈지공원 조성, 토사가 유출되는 절개지 보수등 생활속에서 불편을 겪는 내용들 이었다.
이 지역은 원주시나 공영개발방식에 의해 택지를 공급한 주택밀집 지역으로 도로와 녹지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 주거환경이 좋지 못한 편이다 보니 주민 100여명이 서명했다. 또한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무분별하게 내놓은 쓰레기 때문에 마을이 지저분하자 일정한 곳에 모아두는데 합의했고, 마을내에 있는 나무 관리도 자청했다.
이들의 이러한 활동은 내년도 원주시 예산에 쌈지공원 조성비 2천만원이 편성되는 결실을 맺었다.
10여명의 적극적인 주부들이 8개월여 동안 원주시에 두차례나 건의서를 제출하는등 바쁘게 활동한 것에 비하면 만족할만한 결과는 아닐런지 모른다.
그러나 시의원이나 동사무소가 나서 해결한 것이 아니고 주민들이 직접 나서 마을의 현안문제를 해결 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방자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이루어지는 자치단체는 찾아볼 수 없다.
제도상의 문제가 크겠지만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대표인 시의원들이 지역을 위해 활동하고 있지만 시의원의 임무는 원주시 전체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지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시민들은 시의원 선거에 참여하는데 그치고 마을문제는 물론 지역문제에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다.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는 주민자치이며 주민자치는 단계동 890번지 일대의 주민들이 보여준 것 처럼 주민들이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마을마다, 아파트 마다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돼 원주시가 지방자치 선진도시로 거듭나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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