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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철시장의 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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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만에 처음이라 할 만큼 지독한 가뭄이 거의 전국에 걸쳐 계속되고 있다.
언론들은 연일 가뭄현장에서 한숨짓는 농민들을 클로우즈업 하고 어려운 농촌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을 펼치고 있다.
온국민의 관심 또한 가뭄에 쏠려 있고 너도나도 성금모금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이럴때 마다 느끼는 건 우리국민들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사실이다. IMF이후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어렵긴 마찬가지 일 텐데도 성금을 내는데는 인색하지 않다.
싸움박질로 허송세월하는 정치인들도 정쟁을 중단하고 농촌돕기에 나섰다. 어려울때 일수록 한마음이 되는 우리국민성이 또다시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원주시의 최고 책임자인 한상철 원주시장은 중국 허페이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하기 위해 중국방문길에 올랐다.
물론 국제적인 예의상 방문일정을 연기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가뭄이 너무 심해 부득이 일정을 연기해야겠다’고 양해를 구했다면 그쪽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최소한 이해 한다는 말과 함께 가뭄피해에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충청북도는 가뭄 때문에 도민체전을 연기했고 대통령도 기자회견을 미뤘는가 하면 국회는 상임위 활동을 중단하고 가뭄현장으로 달려갔다.
예정대로 한다고 해서 가뭄이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농민들의 아픔에 동참한다는 의미와 가뭄극복이 더 시급한 과제라는 판단에 근거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시장이 출국하지 않았다고 해서 가뭄피해가 줄어 드는건 아닐 것이며 실무적인 일은 부시장이 잘 알아서 할 것이다.
그러나 극심한 가뭄에 속이 까맣게 타고 있는 농민들에게 시장의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와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타 자치단체의 장은 관정을 뚫는 현장을 오가며 동분서주하는 마당에 원주시장은 해외 출장을 떠났다는 사실에 대해 공감할 원주시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혹여 한시장이 평상시 자주 말해왔던 ‘원주는 축복받은 땅’이라는 관점에서 현재의 가뭄상황을 안이하게 보고 취한 결정이라면 더더욱 곤란하다.
전체적인 통계로는 타 지역에 비해 가뭄피해가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개별 농가의 입장에서 보면 한해 농사를 망치느냐 아니냐의 문제이다.
봄철 산불방지를 위해서는 2개월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무원을 내 몰았던 원주시가 정작 농민의 안타까움은 소홀히 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다.
원주시는 이런 의혹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 행정력을 동원해 가뭄극복에 나서야 하며 앞으로 예상되는 피해를 철저히 점검해 사전대책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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