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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앉은 농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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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올해 농사를 망칠지도 모른다는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 발표된 ‘2000년 농촌경제 조사’결과는 우리나라 농업정책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우리나라 농촌경제는 빚에 시달리고 있는 농가의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농가당 부채는 2천20만7천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9% 증가했다. 농가부채가 가구당 2천만원을 넘어선 것도 처음인데다 10년전과 비교하면 4.3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부가 농촌구조개선사업에 42조원을 쏟아 부었고 현재 진행중인 2단계 투융자사업에도 45조원을 지원하고, 연례행사처럼 농가부채 경감을 시행했던 것을 생각할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결과이다.
농업을 하나의 기업이라고 본다며 엄청난 부실기업이고 정리했어도 벌써 정리했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데다 정서적으로 농촌은 온 국민의 고향이다 보니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계속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오히려 빚이 늘어나는 상황을 보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려하기 보다는 농민들의 마음을 달래기에 급급해 했다는 것이다.
농산물 개방으로 경쟁력이 취약해진 농민들이 소득이 줄다 보니 빚을 얻어 이자를 갚는다면 빚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자를 경감해 주고 상환을 연기해 주는 것으로 할일을 다 했다는 식이다.
농가부채가 30대가 최고 많고 나이가 많을수록 적은 것으로 나타난 점도 유의해 볼 대목이다. 농촌구조개선사업에 엄청난 돈이 지원되자 현실성은 따져 보지도 않고 일단 받고 보자는 식으로 돈을 빌린 농업후계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 대부분이 빚더미에 앉은 것은 농민들 책임도 있겠지만 정부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원 받은 돈을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은 돈을 벌고 정부가 하라는 대로 시설을 확장하고 열심히 일한 농민은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
따라서 정부는 무분별한 농가지원을 중단하고 농업기반시설과 유통구조 개선등 농민들이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지 않고 애써 지은 농산물을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인구는 생산성을 높이기에는 너무 많고 대규모 농업을 하는 농민보다는 소농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농업경쟁력을 갖추라고 한다면 무리이다.
경쟁력 있는 농가는 꾸준히 지원하고 그렇지 못한 농가는 과감히 도태시켜 더이상 우리나라 농민들이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와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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