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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도 불어라 - 웰빙바람
2004년 06월 14일 (월) .
허은재 (횡성여고 보건교사)

일찍 찾아온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일기예보는 나에게 흐림이다. 학생들은 더위를 피해 얼음과자와 냉온수기 앞에 줄을 설 것이고, 아랫배를 움켜쥐고 찾아올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분명 어느 학교에서 식중독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가지 않아 식중독으로 역학조사 중인 학교에서 급식을 실시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사회면을 장식하는 신문기사는 설상가상으로 쓰레기 만두소로 만든 만두가 온 나라 백성의  속을 뒤집고, 터지게 하니 분기탱천, 더욱 더 더울 수밖에...
세상 밖은 ‘웰빙’(Wellbeing)바람, 아니 열풍이 불고 있다. ‘웰빙’은 말 그대로 건강한(well,안락한ㆍ만족한) 인생(being)을 살자는 의미다. 신선한 먹거리, 안전한 먹거리가 아니면 더 이상 먹거리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미래의 동량‘들은 완전한 쓰레기 취급을 당한 것이다. 학생들이 쉽게 간식으로 이용하는 만두는 튀김뿐만 아니라 떡볶이 속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을 먹인 칠칠치 못한 어른들의 죄, 용서를 빌어야만 할 것이다. 이런 음식물이 시장에 유통되지 못하도록 내 두 눈을 부릅뜨지 못하고, 내 자식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심이 결국 내 발목을 잡아 내 자식들에게 조차 이런 음식을 먹인 죄, 엎드려 사죄한다.  

학교 급식을 제공받는 학생은 2003년말 현재 전체 초·중·고 학 생의 90%인 704만명. 이 학생들이 12년간 날마다 적어도 한 끼 이상 먹게 되는 학교 급식은 학생들의 건강 뿐 만 아니라 나라 전체의 보건과 직결돼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본다면 화천군 광덕초등학교에서 지난해부터 급식용 농산물 반찬을 마을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것만 사용하기로 한 방침은 매우 적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올해부터는 쌀도 무농약 쌀을 쓰고 있는데 이는 화천군과 농협에서 정부미와의 차액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참여정부는 지금까지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학생 복지를 위한 사업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학교에 사회복지사와 상담사를 배치하여 학생들에게 필요한 복지가 무엇인가를 찾아내어 문제해결을 위한 사업을 시행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재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의 바른 먹거리를 위해 무더위 속에서도 선풍기 바람에 의지하며 정성을 쏟고 있는 비정규직 영양사나 조리종사원들의 처우 문제와 값싼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학교에 납품하는 위탁급식 형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복지라는 말은 없는 것만 못하다 할 것이다.

이미 미국의 경우에는 학교구내에 자동판매기를 없애는 정책 뿐 아니라 현대인의 식생활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이 될지도 모를 GMO(유전자 변형식품)식품군을 학교 급식재료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이렇게 까지 하는데 우리는 시간이 더 걸릴지라도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우리의 미래들이 좀더 안전하고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말로만의 백년지대계가 아닌 진정한 미래를 위한 투자는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학생들에게 최우선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시작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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