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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 쯤이면 생각나는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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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
횡성초교 교사
졸업이 가까워진다.
그동안 준비해 온 것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마음이 착잡했다.
어떤 것도 같은 점이 없는 아이들을 한 교실에 모이게 해서 같은 교과서 같은 규칙으로 삼백 육십 오일을 또 지나왔음이 이때쯤이면 정말 미안함을 가지게 한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아이들은 자기의 꿈을 말할 때면 다 다르다.
같은 가르침을 받아들이면서도 아이들은 각자가 자기 자신을 만들고 있었다는 얘기다.
6학년 선생님들 그리고 관계되는 선생님들과 함께 졸업 사정회를 마치면 온통 머릿속에는 상을 받는 아이들의 무리들로만 남게된다.
그리고 나는 내 6학년 졸업 때 우리 담임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생각한다.
“똑같이 공부하느라 애썼는데 상은 몇몇 사람들 밖에 주지 못해 미안하다”
그것이 선생님 잘못인 것처럼 어찌나 미안해 하시던지 그 때가 몇 십 년이 지났는데도 6학년 담임을 자주, 오래 하면서 잊혀지지가 않고 떠올리게 된다.
늘 뒷전이 되는 아이들 편에 서서 나는 그보다 더 뒤에 자리잡은 교사가 되려고 했지만 어김없이 후회를 하게 되는 시간이다.
학년말 시험도 끝나고 겨울 방학을 앞둔 어느 날 지루해 하는 아이들을 상기시킬 겸 성취도가 높은 아이들에게 이미 약속되었던 상품을 나누어 줄 참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끝까지 잘하는 아이가 위주가 되는 상황을 내 스스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다른 장면을 연출하고 말았다.
글씨를 더 잘 써야되겠다고 생각되는 사람, 늘 학교에 늦는 사람, 싫은 별명을 잘 부르는 사람, 책 속에 길을 못 찾은 사람, 덜 움직이려는 사람, PC방 방문을 즐기는 사람,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야단도 아닌데 잘 우는 사람, 신발을 바르게 안 신는 사람, 복도나 교실을 운동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 등등.
이런 범위에 속하는 사람들을 자신이 직접 손들어 그 이유도 직접 얘기하게 하며 은근히 고칠 수 있는 의지가 있음도 부추기기도 하면서 준비한 상품을 나누어주었다.
아이들의 표정은 그동안 많은 지적을 당한 흔적이 있는 데도 상품을 주는가 하는 데 의아해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의외로 자신이 고쳐야 할 점들을 잘 알고 있었고 그리 기분 상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음이 느껴져 나는 그 일이 참 다행스러운 연출이었다 여겼다.
비록 담임이 마련한 것이긴 하지만 그런 시간이 많았으면 이렇게 졸업을 앞두고 상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덜 미안해 할 수 도 있었을 것 같다.
6학년 때 우리 선생님도 분명 이런 기분이었을 텐데….
이제 아이들은 졸업을 하고 또 다른 사회를 접한다.
분명 같은 점이 하나도 없던 아이들을 졸업시키면서 나는 마지막으로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은 상황들을 정리해본다.
다 다른 꿈들은 이 세상을 꾸밀 주역들이 될 것이니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은 물론이라며 마음 한 구석 웃음을 지어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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