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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時)에게
2003년 12월 08일 (월)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신달자


어릴 적


외갓집 마당에 선 감나무 한 그루


그 낮은 가지 끝에 매달린


붉은 단감 한 알


있는 대로 손 뻗어도 닿지 않았다


태양을 따듯이 발돋음하고


그래도 가당찮아


사과 상자 흔들흔들 올라갔지만


허술한 상자 무너지며


정강이만 깨어져 감빛 피로


벌겋게 물들 뿐이었다



지금도 닿을 듯 말 듯 그 거리는


좁혀지지 않아


감 하나 따지 못한 빈 손 들고


정강이만 어리어리 저릴 뿐이다



● 감 상


시란 이렇게 어렵다. 소위 유명 시인이라고 하는 이 시인도 일평생 “그 감 하나 따지 못하고 빈 손 들고 정강이만 어리어리 저리다”고 고백한다. 시는 쓰기도 어렵지만 읽기도 어렵다. 그 이유는 고도의 상징성 때문이다. 게다가 知적 영감까지 동원돼야 한다면, 함부로 시를 넘보거나 취급해서는 결코 안 되겠다는 것을 자성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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